폭염에도 냉방시설 미설치
에어컨 가동 흡연실과 대조
중구 “낡은 소파 교체 예정”

▲ 폭염이 다소 누그러진 지난 17일 찾은 울산 중구청 직원휴게실. 열악한 내부시설 때문에 직원이 찾지 않아 휑한채 비어있다.

울산 중구청사 내 직원휴게실이 열악한 내부시설로 제역할을 못하며 직원들에게 외면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 17일 중구청사 내 3층 직원휴게실. 오후 1시부터 약 3시간 가량 지켜본 이곳을 찾는 직원은 전무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이 약 27℃로 비교적 선선했음에도 직원휴게실이 이처럼 직원들은 물론 일반 민원인들에게조차 외면받는 것은 내부에 어떤 냉방시설도 갖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휴게실 바로 앞 흡연실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하루종일 가동되면서 담배를 피우는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구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께 ‘공공장소의 전면 금연구역 지정’으로 금연구역에서의 흡연 방지를 위해 민원실 옥상인 이곳과 청사 외부 등 2곳에 4000만원을 들여 흡연실을 설치했다. 직원휴게실이 내부시설 열악으로 직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 에어컨이 가동되는 휴게실 바로 앞 흡연실

이에 대해 중구청 측은 “공익요원들이 휴게실에서 자꾸 잠을 자는 등 관리가 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에어컨을 철거했다”며 “직원들은 1층 카페 등을 이용하면 된다. 카페가 생기고 난 이후 직원휴게실 이용객도 줄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공익요원 문제를 이유로 전체 직원들의 휴식할 공간을 사실상 이처럼 방치하는 것이 적절하느냐고 반문한다. 특히 민원인들도 종종 이용하는 곳인데도 바로 앞 흡연실과 비교해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는 입장이다.

한 직원은 “업무시간에 민원인들은 물론 직장동료와 상사가 오가는 1층 개방된 카페에서 마음놓고 쉴 수 있는 직원들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직원휴게실은 말 그대로 직원들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공간으로 조성된 곳인데, 수년째 열악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 것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중구 관계자는 이에 “현재로서는 에어컨을 설치할 계획이나 휴게실을 늘릴 계획같은 것은 없다”며 “대신 휴게실 내 소파가 낡아 새 것으로 교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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