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경주 온산소방서 예방홍보팀

지난 7월 어린이집 통학차량 안에 만 4세 어린이가 방치돼 숨진 사고가 있었다. 또 외할아버지가 3살짜리 손자를 차에 태운 것을 깜빡해 아이가 열사병으로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매년 여름철이면 차량안 어린이 사망사고라는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게 된다. 어린이 차량 갇힘 사고가 더욱 안타까운 건 ‘누군가가 발견했더라면’혹은 ‘한번 더 확인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기 때문이다. 바깥 기온이 35℃까지 올라가면 차안 온도는 90℃를 넘어 라이터나 캔음료가 폭발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한여름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밀폐된 차량 안에 오래있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특히 어린이의 경우 체온상승 속도가 성인보다 3~5배 빠르기 때문에 잠깐만 방치돼도 심장마비, 급성고열, 뇌손상에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끊이질 않는 이유는 무엇이며 희생을 멈추기 위해선 어떤 대책들이 필요할까? 대다수의 선진국은 영유아에 대한 보호를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카시트에 앉히지 않고 운전하는 것, 어린 자녀를 집에 혼자 두거나 차에 내버려 두는 것 등 우리에게는 일상인 일을 범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우리나라도 2015년 법 개정을 통해 어린이 통학차량과 관련해 안전벨트 착용, 인솔교사 동승, 하차 후 차량 내부점검을 의무화했고, 통학버스 운영자와 운전자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했다. 하지만 대다수가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지키지 않고 있고 통학차량에 대한 법적 제재일 뿐이라 일반차량 내 어린이를 보호할 대책은 아직은 전무한 상태이다.

문제는 과학적 기술을 도입하고 제도를 개선하더라도 잠깐의 부주의로 인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예방교육을 반복,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차량 안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하였을 경우 어떻게 해야하는 지 사전에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습관화 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전석으로 가서 경적을 울리는 것이다. 어린이는 몸집이 작고 힘이 약하기에 엉덩이를 이용해 경적을 장시간 울리게 교육시키는 것이 좋다. 비상 깜빡이 버튼, 전조등 버튼 등의 기능을 설명해주고 정확하게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도 갇힘 사고예방에 도움이 된다. 아이들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당황하지 않고 행동할 수 있도록 부모들은 반복해 알려주고 직접 차량에서 연습해보길 권장한다.

어른들도 사고방지를 위해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어린이 수송차량의 경우 안전요원의 동행탑승과 목적지 도착시 내부 확인, 그늘 주차, 차량대기시 창문을 연 상태에서 대기하는 것 등이다. 가장 중요한 건 어른들의 의식이다. 우리는 안전을 대형사고나 재난의 예방과 대응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상생활 중 사고를 당해 다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훨씬 많으며 어린이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사고는 안전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관심과 실천으로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어린이를 지켜야 한다’는 말만 할게 아니라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을 샅샅이 찾아 고치는 노력이 절실하다. 어른들이 먼저 지켜야 할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면서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때 어린이들의 밝은 미소는 지켜질 것이다.

유경주 온산소방서 예방홍보팀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