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핵 내부 영역 구분 가능

▲ UNIST 김하진 교수가 DNA 상분리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UNIST(총장 정무영)는 생명과학부 김하진 교수가 세포핵 속 DNA가 마치 물과 기름처럼 분리된 구조를 만들 수도 있다는 ‘DNA 상분리’ 개념을 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DNA는 세포핵 속에 들어있는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물질인데, 눈에도 안 보이는 세포핵이라는 작은 공간 속에 접히고 뭉쳐서 들어가 있다.

이때 공간적으로 구분된 영역이 생긴다는 게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물 속에 기름을 넣으면 절대 섞이지 않고 독립된 영역을 가지는 것과 비슷하다.

세포가 당장 가져와서 활용할 DNA 정보들은 열린 구조로 만들어서 쉽게 접근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뭉쳐서 압축파일처럼 보관하는 식이다.

이때 세포핵 내부에 영역이 구분돼 정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물리학에서 주로 활용하는 ‘상분리’라는 개념과도 이어진다. 온도나 압력, 구성 분자 등이 달라지면서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상들이 생기는 현상이다.

상분리 개념은 물, 단백질, 지질 등의 다양한 분자가 뒤섞여 있는 생체 시스템에서도 보고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타우(Tau) 단백질들이 상분리된 방울을 만들어 알츠하이머를 일으킨다거나, RNA의 반복서열이 역시 상분리된 집합체를 만들어 헌팅턴 병을 일으킨다는 가설들이 있다.

김하진 교수는 “물리학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상분리 현상이 DNA에서도 발생한다는 걸 처음 제시했다”며 “DNA 상분리가 유전자 발현과 줄기세포 분화 등 세포 활동을 결정지을 가능성을 분자 수준에서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저널 ‘뉴클레익 에시드 리서치’ 7월1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봉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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