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동주’ ‘암살’ ‘밀정’등으로
독립운동가 송몽규·김원봉 재조명
박상진 의사도 영화화 붐 조성해야

▲ 홍종오 영화감독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울산광역시지회장

영화 ‘동주’는 일제강점기 시대 친일의 길을 가지 않고 끝까지 저항한 시인 윤동주의 일생을 서사적인 형태로 그려 호평을 받았으며, 윤동주 시인과 함께 조명되는 라이벌이자 친구인 송몽규를 자세하게 그렸다. 둘은 1917년 같은 해에 태어나 같은 초·중·대학교를 나오고 함께 시인이 되었으며, 같이 일본으로 건너가 함께 독립운동을 하다 같은 감옥에 수감되고 같은 해에 숨진다.

송몽규는 영화 동주로 인해 새롭게 부각된 역사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과 임시정부 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 살인 업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가상의 주인공들과 스토리, 당시 실존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 핵심인물 한명이 김원봉이다.

윤동주가 글을 통해 그 시대의 아픔을 저항했다면 김원봉은 폭탄으로 저항한 인물이다. “나 밀양 사람 김원봉이요”로 유명한 영화 ‘밀정’은 일제강점기 의열단의 이야기가 배경이다. 의열단은 1919년 11월 만주 지린성(吉林省)에서 조직된 항일 무력독립운동 단체로 폭탄과 폭력으로 저항하기 위해 만들었다. 당시 만주와 중국 본토에서 조직된 독립운동 단체들이 미온적이고 온건하다고 본 의열단은 직접적 투쟁방법인 암살과 파괴·폭파라는 과격한 방법을 통해 독립운동을 해나가기로 했다.

당시 독립투쟁을 이끄는 대표적인 두 단체로는 김구가 이끈 ‘한인애국단’과 김원봉의 ‘의열단’이 있었다. 그 중 의열단은 부산경찰서, 밀양경찰서, 조선총독부 폭탄 투척 의거 등으로 일본에게는 공포와 같은 존재였는데, 이를 알 수 있는 증거가 바로 김원봉을 잡으려는 현상금 액수였다. 김구에게는 현재 가치로 200억, 김원봉의 현상금은 320억. 그만큼 일본이 김원봉이란 인물에 대해 공포감을 가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의열단 설립의 효시가 되는 인물이 울산에 있다. 1910년대 독립의 초석이 되었던 대한광복회를 이끈 고헌 박상진 의사이다. 김원봉의 의열단에 효시 자극을 주었던 박상진 의사는 순국 후 1963년 건국 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이는 서훈 등급으로 따지면 대한민국장(1등급), 대통령장(2등급)에 이은 3등급에 해당한다. 63년 등급을 정할 당시 정부 요직에 있는 등급 심사위원 중 “친일 인사가 많았고 친일 후손의 방해가 있었다”는 증언이 있기도 했다.

이제 박상진 의사의 일대기도 재평가 받아야 한다. 영화 ‘동주’의 송몽규와 ‘밀정’의 김원봉은 영화를 통해 역사적 재평가와 조명을 받은 의인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지역에서 박상진 의사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는 시민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제는 지역만의 관심이 아니라 전국적인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추모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부터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으로 전국적인 박상진 의사 붐을 조성하도록 여론을 움직여야 할 것이다.

필자는 2014년도에 지역 인물의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위해 박상진 의사의 자료를 찾던 중 관련 자료가 많이 부족하고 영상물은 교육용 애니메이션뿐이라 무척 안타까웠었다. 그래서 3가지 프로젝트를 기획하였고 북구청에 제안도 했었다.

첫째 가칭 ‘박상진 추모영화제’, 둘째 박상진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제작, 셋째 영화 세트장을 활용한 독립운동 테마파크 건립이었다. 영화제는 짧은 기간 동안 적은 비용으로 많은 대중들에게 목적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며, 다큐 영화는 영상 기록물 활용과 교육적 가치를 높일 수 있으며, 추후 상업영화로 제작되면 주요 촬영지인 야외 세트장을 활용해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고 다양한 테마 시설을 통해 관광객 유치와 자녀들을 위한 역사 체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제강점기 영화 속 의인들의 삶을 보면서 그분들이 식민지의 압제 속에서도 폭탄과 시 그리고 태극기로 저항하며 품었을 꿈을, 우리는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기억해야 역사가 되기 때문이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홍종오 영화감독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울산광역시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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