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몇해 전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만난 적이 있다. 사실 나는 세상에 그런 직업이 존재하는 줄도 몰랐다. 반려동물을 길러본 적이 없다면 관심도 가지지 못할 분야였다.

그는 개와 눈을 마주치고 정신적 교감을 통해 개의 생각을 읽어내고 문제를 해결해냈다. 동물의 생각을 읽어내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며, 또 교감이라는 것은 어떻게 형성될까.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 안에 함께 존재하는 다른 생명체의 언어를 알아차리는 것은 참으로 경이로운 경험이다.

그 대단한 노력을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는 작가가 있다. 남지형이다. 남작가는 인간과 더불어 사는 생명체와의 교감에 대한 작업에 열중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남작가의 작품 속에 많이 나오는 물고기(그 중에 금붕어)는 물고기 자체로의 표현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손에 물과 함께 담겨져 있거나, 물고기가 담겨진 어항을 손에 들고 있거나 항상 인간과 닿아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fishbowl(71.5×71.5cm, oil on canvas & mixed media 2018년)

작가에게 ‘물고기와 나비’가 인간과 더불어 사는 다른 생명체를 상징한다면 ‘손’은 교감의 상징으로 가장 적절한 소재다.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흔히들 악수로 교감한다. 그 손의 체온감과 함께. 남작가에게 우주라는 큰 자연 안에 더불어 살아있는 이 모든 것은 언어이다.

그 언어를 알아차리는 것은 그의 작업의 목표인 동시에 곧 그가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아직도 작가가 다 알지 못하는 새로운 것들, 이 다양한 것들에 대한 궁금함이 의문문이 되고 머지않아 화면을 통해 그 대답이 들릴 수 있길 바란다.

남지형 작가는 2018년 울산미술대전 전체 대상을 받았고, 현재 서울 리나갤러리에서 3Story 기획초대전(8월7~9월21일)을 하고 있다. 곧 있을 ‘아시아호텔아트페어 서울2018’(8월23~26일, 그랜드 인터건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booth No.922호)에도 참여한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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