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유역환경청의 ‘부동의(不同意)’로 중단됐던 영남알프스케이블카 사업이 또다시 추진된다. 울산시는 추경에 상정된 울주군의 케이블카 보조 사업비 20억원을 삭감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던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주 가진 시정소통회의와 이선호 울주군수와의 면담을 통해 환경훼손의 문제점보다 관광수익 창출을 기대하는 지역민들의 요구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짐작된다. 볼거리·즐길거리가 턱없이 부족한 울산의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울산시와 울주군의 합의는 이뤄졌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환경청의 동의와 지역 환경단체들의 반대라는 높은 산을 극복하기 위해 울산시·울주군이 내놓은 대안은 노선변경이다. 변경노선은 복합웰컴센터~간월재휴게소 구간. 이미 제시돼 있는 10개 노선 가운데 하나다. 길이는 2.09㎞. 환경청으로부터 부동의를 받았던 ‘복합웰컴센터~간월재 동축(1.85㎞)’ 노선 보다 길다. 경제성(B/C값 1.04)도 있고 울산시가지, 간월재, 천황산, 재약산 등 조망권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이 노선을 선택한 이유다. 또 상부정류장의 위치에 이미 휴게소가 들어서 있어 환경청의 동의를 얻기에 유리하다는 점도 감안됐다. 환경단체의 반대는 민주당 출신의 송시장과 이군수가 극복할 것으로 예상하는 모양이다.

케이블카 설치를 두고 논쟁을 벌인 기간만해도 18년이다. 지역주민들이 오죽 답답했으면 영남알프스케이블카 대신 행복케이블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이번에는 반드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하지만 설치에 급급해 설치 후의 이용률을 무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자칫 환경보존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등산로와의 연결로를 막을까 염려돼서 하는 말이다.

케이블카 이용객은 두 부류다. 일반 관광객과 등산애호가. 걸어서 산을 오르기 힘든 일반 관광객들이 산 정상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영남알프스 등산객들의 산행 기점을 정상 가까이로 끌어올려 수요를 확대하는 것이다. 특히 등산객들에 대한 배려 없이 산악관광활성화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케이블카 상부정류장과 등산로의 연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한때 밀양케이블카의 상부정류장에서 등산로 진입을 막아 이용률이 매우 낮아졌던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혹여 환경청이나 환경단체를 설득하기 위해 반쪽자리 케이블카를 만들까 걱정돼서 하는 말이다. 이용자가 없는 케이블카는 환경훼손은 말할 것도 없고 돈먹는 하마가 되고 만다. 케이블카 설치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운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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