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손회사 지분 문제 해결
미포조선, 현대重 지분 매각
연말까지 분할·합병 마무리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삼호중공업의 분할합병을 통해 증손회사 지분문제 해결, 지주사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22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대삼호중공업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현대중공업이 흡수합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현대중공업지주의 증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이 손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사항 중 하나인 증손회사 지분 보유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은 일반 지주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중공업지주→ 현대중공업(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손자회사)→ 현대미포조선(증손회사)’으로 이어지는 형태인데, 분할·합병을 거치면 현대중공업 아래에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나란히 자회사로 들어가는 형태로 바뀐다.

이번 분할합병 이후 현대중공업은 주요 조선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자회사로 직접 지배, 그룹내 조선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향후 현대중공업은 조선지주회사로서 조선 계열사간 시너지창출 및 사업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날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미포조선도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지분 3.9%를 시간외대량매매방식으로 현대중공업지주에 매각할 것을 결의했다. 주당 매각 가격은 22일 종가인 11만7000원이며 매각규모는 3183억원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4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2년 이내에 지주사 전환 요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그중 하나인 증손회사 지분 보유 문제를 해소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주주와 투자자들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안을 선택했다”며 “이번 분할합병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남아 있던 불확실성을 해결해 그룹 재도약을 위한 여건을 조기에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미포조선의 현대중공업 지분, 금융자회사 매각 등 지주회사 체제전환 과정에 남아있는 과제들도 곧 마무리 짓고, 앞으로 조선의 현대중공업, 정유화학의 오일뱅크 등 각 사업별 중간지주사를 중심으로 사업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달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이후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쳐 올해 12월까지 분할·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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