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재단·울산박물관·울산문화예술회관 3개 기관

시, 산하 기관장 일괄 사표 수리 결정…조기 퇴임 수순

남구고래문화재단·울주문예회관·중구문화의전당 등도

신임수장 공모·재신임 저울질…문

울산 문화정책의 컨트롤타워 울산문화재단, 울산의 역사문화를 연구·조명해 온 울산박물관, 공연전시문화를 이끌어 온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을 대표하는 3개 문화기관이 모두 수장 공백 상황에 빠지게 됐다.

내년도 사업구상 및 예산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에 기관장 공백이 상황에 따라 수개월씩 이어질 수도 있어, 이들 기관과 연계사업을 모색하던 지역 민간문화예술단체의 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울산문화재단 박상언 대표이사는 민선7기 출범 이후 울산시 산하기관장 일괄사표 수리 결정에 따라 지난 13일 임기만료 4개월 여를 앞두고 조기 퇴임 수순을 밟게됐다. 박 대표이사는 오는 31일 개막하는 울산월드뮤지페스티벌과 에이팜을 끝으로 관련 직함을 내려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 11월, 내년 2월 임기만료를 앞뒀던 울산박물관 신광섭 관장과 울산문화예술회관 진부호 관장 역시 최근 울산시가 후임 관장 영입을 위한 ‘개방형직위 공개모집’ 공고를 냄으로써 조기 퇴임을 준비하고 있다.

두 기관장은 후임 관장 선임 때까지 관련 업무를 지속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이번 달을 끝으로 모든 업무를 내려놓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문화예술 관련 기관장의 공백은 광역기관 뿐 아니라 기초단위 문화예술기관도 마찬가지다.

울산남구고래문화재단의 경우 이춘실 상임이사가 지난달 울산고래축제가 끝나자마자 사임한 후 현재까지 공석 이며, 울주군시설공단 소속의 울주문화예술회관 역시 신임 관장 공모를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중구 또한 산하 중구문화의전당 현 관장의 임기만료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오자 재신임 및 신임수장 공모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처럼 울산지역 대표적 문화예술기관들의 수장이 한꺼번에 공석 사태를 맞은 건, 울산광역시 승격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나마 신임 울산박물관과 울산문화예술회관장의 경우 다음달 7일까지 원서를 접수하고 14~18일 면접을 거쳐 9월 중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나 울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아직 공모일정 조차 확정되지 않고 있다.

선례에 비춰 문화예술기관장의 경우 적격자 없음으로 재공모를 실시한 경우도 많아,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않을 경우 수개월이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신임 수장이 확정되더라도 관련 분야의 특성상 업무파악과 조율에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지역 문화예술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K모, 또다른 K모, J모, H모, L모씨 등 각 기관장 영입 우선순위라는 확인되지 않은 하마평 리스트가 나돌면서 소문만 무성하게 커져갈 뿐 이를 지켜보는 문예계도, 하마평에 오른 당사자도 당혹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오해와 반목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지난 선거 과정에서의 보은을 위해 혹은 차기 재선을 노리고 전문성을 담보해야 하는 기관에 검증되지 않은 인사를 채용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채용 비리를 엄중히 다루는 상황인 만큼 적재적소 전문가를 기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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