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가 또다시 찾아와 세상을 누런 흙먼지로 뒤덮고 있다. 이번 황사는 중국 북부지방의 가뭄이 절정에 달한데다 이 지역에 강한 저기압이 자주 지나갈 것으로 보여 월말까지 2~3차례 더 날아올 것이라니 걱정이다. 건강한 사람도 견디기 힘든데 어린이나 노인, 특히 호흡기 질환자들은 이봄을 보낼 일이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항공기 운항에 차질을 빚는 등 산업계에도 피해가 적지 않다니 최소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무슨 대책이 있어야겠다.

 정부는 황사가 전국을 휩쓴 8일 처음으로 황사경보제를 실시해 서울과 대전, 경북지역에는 중대경보, 인천과 경기, 대구, 충남, 전북지역에는 경보가 발령됐다. 그러나 이같은 경보는 거의 모든 지역이 황사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뒤에야 발령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경보가 뒤늦게 발령되는 바람에 초등학교들이 미처 휴업조치를 취하지 못해 학생들이 황사바람을 맞으며 등교하기도 했다고 한다. 기상청의 황사예보를 참조해 지역 대기오염 측정소의 미세먼지 농도가 2시간 이상 발령기준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될 경우 경보를 발령하고 이를 언론매체 등을 통해 알리는 현재의 황사경보제는 시스템 자체가 허술하기도 하거니와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황사로 인한 피해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한국.중국.일본 환경장관회의에서 황허 상류지역 생태복원작업을 협력사업으로 공동추진하기로 했다고 하나 사막에 나무 심는 사업이 성과를 보려면 몇십년은 기다려야 하므로 우리는 우리대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선 과학적인 황사관측 기준을 마련하고 황사에 대한 정밀 관측과 연구, 예보기능을 위한 종합적인 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다. 황사현상이 나타난 뒤 주의보나 경보, 중대경보를 발령하는 현재의 "사후 약방문"식의 황사경보제로는 황사피해를 줄일 수 없다. 황사의 발생지역, 범위, 농도, 풍향과 풍속 등을 고려해 황사 발생 확률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하니 기상청이 위성사진이나 중국 기상청과의 정보교환 등을 종합해 상세한 사전예보를 하는 예보체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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