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수도 울산이 제조업 생산(수출) 부진에다 취업자 감소-실업자 증가-인구유출-소비침체-생산부진-고용악화의 악순환이 심화되며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여파는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부작용도 적지 않다. 소비위축에 의한 소상공인 감소, 주택거래량 감소, 소매점 매출액 감소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면서 체감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가 35년만에 가동을 중단,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울산의 인구감소 추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고, 그 충격파 또한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급격한 인구감소가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걱정이 많아진다.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굳건한 산업수도의 입지를 다졌던 울산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인구문제로 지방소멸을 겪을 상황은 아니지만 미래 또한 장담하기 어렵다. 울산이 발전해 온 과정을 되짚어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성장사와 함께 해 온 울산이다.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공장이 지어질 때마다 일자리를 찾아 이주해온 산업역군들이 지금의 울산을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 오히려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떠나는 근로자들의 ‘탈울산’ 행렬을 걱정하고 있다. 울산에서만큼은 국가적으로 심각한 과제인 저출산 문제가 오히려 후순위에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올들어 상반기까지 출생아가 42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00명)보다 12,2%(700명) 감소한 출산율도 걱정이지만 제조업 고용쇼크에 의한 ‘탈울산’이 더 절실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울산의 총인구 감소가 타 시도 유출에 의한 것으로, 지난해 무려 1만3000명이나 빠져나갔다. 이는 곧 울산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주력산업의 경쟁력에 따라 인구 증감이 이뤄질 수 있다는 말과도 다르지 않는데, 문화, 환경, 교육과 같은 요인이 도시의 흥망성쇠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경제와 산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사상누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