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영 울산 중부소방서 방호구조과장

터널은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 상 단거리로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하기 때문에 도로건설 시 많이 시공되고 있다. 울산에서도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으로 고속도로 상 터널수가 늘어났다. 그러나 터널의 경우 화재에 취약한 구조로 되어 있어 화재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의 위험성이 높은 문제점도 안고 있다. 승용차 화재와 같이 비교적 작은 규모의 화재라도 터널에서는 구조 상 연기가 쉽게 배출되지 않아 탈출 시 시야확보가 어렵다. 또 연기로 인해 터널내 사람들이 질식위험에 처할 수 있다. 터널의 길이가 1000m가 넘는 긴 터널의 경우 연기로 인한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

터널은 구조적으로 반원 모양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차량 사고 시 전복되거나 옆차선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아 뒷차와 추돌 사고로 이어지기 쉽고, 차량전복으로 적재물이 쏟아질 경우 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더욱이 위치특성상 소방관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출동에 시간이 많이 소요돼 사고발생 시 대응하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터널 내 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터널사고 사례를 보면 타이어 펑크나 브레이크 작동불량과 같은 자동차 자체 결함으로 인한 경우가 가장 빈번하다. 차량 운전자는 평소 타이어에 대한 주기적인 교환 및 차량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을 반드시 실시해 미연에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 또 과적으로 인한 사고발생 빈도도 높다. 과적을 하게 되면 제동거리도 멀어지고, 차량의 무게중심이 변화해 차량이 비틀거리거나 전복의 위험성이 높아 적재물이 쏟아질 수 있다. 지난 2017년 11월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창원터널 앞 화재도 위험물을 과적으로 실은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적재된 위험물들이 쏟아져 폭발하면서 피해가 더욱 커졌다. 위험물 운반차량이나 LP가스 운반차량의 경우 사고시 마찰력과 스파크가 위험물의 점화원이 돼 폭발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터널은 일반 도로보다 공기저항이 높아 차선을 변경하게 되면 저항으로 인해 차체가 평소보다 더 흔들리게 돼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터널 내 차선변경을 하지 않아야 한다. 터널 내에서는 평소 속도의 80%로 주행하면서 전조등 및 미등을 켜 다른 운전자에게 위치를 알려줘 사고발생의 가능성을 줄여나가야한다. 터널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한다면 화점에 대한 초기진화가 최우선이다. 터널내 50m마다 설치돼 있는 소화기를 이용하거나, 옥내 소화전을 이용해 진화를 시도해야한다. 진화를 해야 더 이상의 연기가 발생하지 않아 탈출 시야 방해로 인한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만약 진화에 실패했다면 뒤에 정차돼 있는 차량에 화재 사실을 알리고, 화재가 발생한 반대방향으로 탈출하거나 피난연결 통로가 있을 경우 이를 통해 탈출해야 한다. 사고차량 후방의 차들은 다른 차선에서 통행이 가능하다면 서행해 터널 밖으로 이동해야 하고, 이동이 불가할 시에는 소방차나 구급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차량을 최대한 도로 가장자리로 이동한 후 차량에서 탈출해 대피해야 한다. 차량을 두고 대피할 시에는 비상상황을 고려해 자동차 키를 꽂아둬야 한다. 터널은 화재발생시 대형인명피해 발생 등 위험성이 매우 크므로, 터널을 이용하는 운전자는 평소 터널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감속운전과 안전운행을 실천해야할 것이다.

정호영 울산 중부소방서 방호구조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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