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방도리 앞바다에 떠 있는 목도(目島)는 무인도다. 춘도(椿島) 또는 춘도섬, 죽도(竹島)로도 불리지만 공식명칭은 목도상록수림공원이다. 이곳 상록수림은 천연기념물 제 65호로 지정돼 있다. 목도는 주변이 공단으로 바뀌기 전에는 사람이 사는 유인도였다. 춘도초등학교(1991년 폐교)가 있을 정도로 주민이 많았다. 공단이 들어서면서 목도 주민들은 육지의 방도리·처용리 주민들과 함께 이주민이 되어 뿔뿔이 흩어졌다. 그들이 오늘(29일) 목도를 찾는다. 꿈에서나 그리던 목도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목도에 출입이 통제된 것은 1992년이다.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일반인 출입을 통제했다. 20년간의 통제에 이어 다시 10년을 연장, 2021년까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출입금지된 지 벌써 26년째다. 자연환경 회복이 목적이라면 충분한 기간이 지났다고 볼 수 있다. 수월한 관리를 위해 일괄적 출입을 통제하는 행정편의주의다.

본보는 지난 4월 ‘추억의 섬, 목도를 시민 품으로’라는 기획기사를 통해 목도의 제한적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15년 10월에도 칼럼을 통해 이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이 보도는 목도가 고향인 시민은 물론이고 목도 인근 육지에 살았던 주민들의 공감대를 얻었다. 온산읍은 이같은 주민여론을 수렴해 목도 방문을 추진했다. 희망자가 100여명에 이르렀으나 이번 1차 방문은 30명으로 제한했다. 눈앞에 고향을 두고도 갈 수 없었던 그들이 얼마나 설렐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목도 개방은 더 확대돼야 한다. 2021년이 되면 당연히 출입통제를 해제하고 새로운 관리체계를 만들어야 겠지만 그 전에도 제한적 출입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문화재청은 수목관리를 위해 출입통제를 한다지만 오히려 전문가들은 “출입통제로 인해 환경이나 수종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걱정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록활엽수가 줄어들고 낙엽활엽수가 세를 확장해가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주민들의 아름다운 추억을 소환해주는 것은 물론 천연기념물 관리를 위해서도 제한적 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만5074㎡에 불과한 작은 섬 목도에는 동백나무 700여그루, 수송 400여그루, 후박나무 200여그루, 사철나무, 칡나무, 팽나무, 자귀나무, 구기자, 멍석딸기 등 다양한 상록활엽수림이 자생하고 있다. 특히 동백이 피는 초봄의 목도는 더 없이 신비롭다. 목도 방문이 실향민들에게 추억을 되살려주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울산시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했으면 하는 이유이다. 3000여그루의 동백나무가 자라는 여수 오동도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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