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간질환 환자 간암 정기검진에

가열하지 않은 해산물 섭취 피해야

간암 조기진단·회복 속도도 빨라져

▲ 황상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소화기내과 과장이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1만6000명의 새로운 간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5년 내 사망률이 70%로 폐암에 이어 2위를 기록할 만큼 예후가 불량한 암이다.

지역별로 볼 때 항구도시에서 발생률이 높은 경향을 보이는데 전남, 제주 지역에 이어서 부울경 지역의 발생률이 상당히 높다. 간암의 증상으로는 상복부의 통증, 덩어리 만져짐, 복부팽만, 체중감소, 심한 피로감, 소화불량 등이 있다.

하지만 간은 상당히 둔한 장기이므로 앞에서 언급한 증상을 동반한 경우라면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만성 간염 및 간경변 환자 고위험군

간암은 다른 암에 비해 유전적인 요인이 크지 않다. 이유는 간암은 보통 B형 혹은 C형 간염과 같은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혹은 그에 의한 간경변증 환자들에게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일종의 전염병이기 때문에 가족 내에 간암의 발생률이 높아 유전적인 것으로 오해하게 쉽다.

술로 인해 만성 알콜성 간염 혹은 간경변증이 발생하게 된다면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술 또한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황상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소화기내과 과장에 따르면 “실제 과다한 음주자(하루 60g 이상의 알코올, 소주 1병)의 90%가 알콜성 지방간이 되고, 이 중 많게는 20% 정도가 간경변증으로 발전하며, 또 이 중 많게는 10%에서 간암이 발생한다”고 한다.

또 황 과장은 “음주를 하지 않아도 지방간이 생기는 경우를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이라 한다. 비알콜성 지방간질환도 간경변증까지 진행되면 간암이 발생할 수 있으나 알콜성 지방간에 비해서는 약간 드문 편”이라고 했다.

만성 간염 혹은 간경변증을 가진 사람이 간암의 고위험군이다. 특히 한국의 만성 간질환의 75%가 B형 간염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경우 특히 간암에 대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만성 C형 간염의 경우도 일단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면 매년 4% 정도의 비율로 간암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항바이러스제 복용으로 간염치료

만성 간염이 간경변증과 간암으로의 발전에 가장 초기단계에 해당되므로 간염을 치료하면 간암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

황 과장은 “만성 B형, C형 간염과 같은 바이러스성 간염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 완치 혹은 조절할 수 있다. 알콜성 또는 비알콜성 지방간질환도 금주 상담, 약제 투여, 식이 조절을 통해 완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암 검사는 피검사와 사진으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피검사상 AFP라는 간암수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고, 간을 전문으로 보는 CT, MRI에서 간암에 합당한 소견이 나오면 진단 가능하다. 피검사와 사진만으로 진단이 애매한 경우는 조직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다.

◇간에 좋다는 특별한 음식 주의

12월, 1월, 2월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은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비브리오균이 증식할 수 있고, 간암 및 만성 간질환 환자는 비브리오 패혈증의 고위험군이므로 겨울을 제외한 다른 시기에 가열하지 않은 해산물을 날로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황 과장은 “간 건강을 위해서 신선한 재료로 조리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고, 간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음식 대부분이 간을 상하게 할 확률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민들레, 인진쑥, 개똥쑥이다. 간은 재생을 잘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손상이 돼도 회복이 빠르지만, 만성 간질환 혹은 간경변증 환자들은 음식 혹은 약제에 의해 간손상이 발생할 경우 회복이 힘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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