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변강쇠전’ 재해석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옹녀’를 주인공으로 부각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 전개

▲ 내달 8일 울산문예회관에서 공연될 국립창극단의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의 인기 레퍼토리 ‘변강쇠 점 찍고 옹녀(Madam Ong)’가 9월8일 오후 5시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창극으로는 처음으로 ‘18금’을 표방한 이 작품은 2014년 초연 및 2015년 재공연 당시 2년 연속 매진을 기록하며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들었다.

고선웅 연출, 한승석 작창·작곡의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폄하됐던 ‘변강쇠 타령’을 재해석했다. 고 연출은 마초 색골남 변강쇠에만 맞춰져 있던 시선에 ‘점’을 찍고, 박복하지만 당찬 여인 옹녀를 주인공으로 부각시켰다. 유머러스한 어법과 기발한 연출이 고전 ‘변강쇠전’을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로 재해석해 놓았다.

판소리 뿐 아니라 적재적소에 배치된 민요, 트로트 등 다채로운 소리들도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줄거리는 이렇다. 평안도에 마음 곱고 인물 반반한 옹녀가 살고 있다. 그녀의 문제는 팔자다. 사주가 청상 과부살이라 만나는 남편마다 해를 못 넘기고 죽어난다. 이러한 팔자 탓에 옹녀는 마을에서도 쫓겨난다. 남녘으로 가는 길에 옹녀는 운명처럼 변강쇠를 만난다. 궁합이 기막히게 잘 맞아 둘이 함께 살기 시작했으나 재산을 도박과 술로 탕진하는 변강쇠 탓에 둘은 어쩔수 없이 지리산으로 들어가 살게 된다. 하지만 변강쇠는 산 속에서도 낮잠만 자고 나무라도 해오라고 하자, 장승을 뽑아 와서는 군불을 땐다. 이 일로 장승들이 분기탱천해 전국회의를 열고 변강쇠에게 세상 만병을 줘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하자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번 공연은 울산문화예술회관의 ‘국립예술단체 특별초청시리즈’ 세번째 공연으로 이후 마지막 공연인 국립현대무용단의 ‘쓰리볼레로’를 남겨두고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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