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호 사회부

홍조 띤 볼에 동그란 눈의 까만 곰 쿠마몬은 일본 구마모토현의 지역 캐릭터로 지난 2010년 지역홍보를 위해 탄생됐다. 지난 2013년 일본 48개 지자체 중 인지도가 32위에 불과했던 구마모토현은 쿠마몬의 인기로 인지도가 18위까지 올라갔다. 쿠마몬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라 지난해 한해만 1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자체 홍보 캐릭터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현재 쿠마몬은 구마모토현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공무원으로 활발히 활동중이다.

지난 1995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각 지자체들은 지역 홍보 수단으로 저마다 캐릭터 만들기에 나섰다. 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 지자체 245개 중 캐릭터를 보유한 지자체는 81%인 198개에 달한다.

문제는 이중 지역민도 모르는 캐릭터가 태반이라는데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도 캐릭터가 사실상 사장되다시피 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는데다 주민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특색을 살리지 못한 경우도 많다.

그런 차원에서 울산 중구 관광캐릭터 ‘울산큰애기’의 활동은 주목할만하다.

중구청의 지방관광 9급 공무원의 역할을 부여받고 온·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다양하게 소통에 나선다. 보통 지자체 캐릭터들이 주요 행사나 축제 때 잠시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실제 사람처럼 SNS를 통해 주민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피드백을 한다. 노래, 뮤직비디오, 버스킹 공연, 울산큰애기하우스와 면세점 내 기념품 판매 등 다양한 형태로 지역 홍보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2019 올해의 관광도시’ 중구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직 쿠마몬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지만 최근 지자체 캐릭터들의 ‘프로듀스 101’로 불리는 ‘제1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 예선에서 전국 75개 캐릭터 중 5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진출, 울산발 ‘쿠마몬’의 성공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2019 올해의 관광도시 중구는 물론 친절하고, 따뜻한 울산을 알리는 외교관의 역할을 할 울산큰애기가 본선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길 기대한다.

김준호 사회부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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