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29일 부분파업 벌여

전체조합원의 10%이하 참가

생산차질·사측압박 효과 없어

노조 홈페이지에 잇단 쓴소리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사흘간의 부분파업을 끝내고 현장에 복귀한 가운데 이번 파업에 대해 조합 내부에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비판 및 일부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7일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본관 앞에서 열린 부분파업 집회 모습.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사흘간의 부분파업을 끝내고 현장에 복귀한 가운데 조합 내부에서 파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비판, 일부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내부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희망퇴직 문제와 한 달 넘게 중단된 임단협 교섭 재개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투쟁 동력 약화 등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노조는 내심 걱정하고 있다.

30일 현대중공업 노사와 지역 노동계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해양사업부 유휴인력 대상 희망퇴직 시행에 반대하며 지난 27~29일 3일간 해양사업부 야드 일대에서 부분파업을 벌였다. 첫날 집회에는 1000여명(노조추산)이 참가했다. 하지만 이번 부분파업에도 불구, 생산차질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파업 참여 인원도 전체 조합원의 10%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7월 파업의 경우 조선야드에서 선박 블록이 이동하는 동선을 막고 집회를 벌여 생산 차질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조선야드와 차로 20분정도 떨어진 해양사업본부 본관 앞에서 집회를 진행해 피해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회사측은 또 “파업을 하더라도 회사 사정상 희망퇴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은 바뀐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사흘간의 파업이 생산차질이나 사측 압박 등에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노조는 이날 발행한 중앙쟁대위 소식지를 통해 “첫날 해양 중앙집회에 모인 1000명의 대오는 궂은 날씨에도 흐트러짐이 없었고, 결의에 찬 본관 항의집회는 거침이 없었다”고 자평했으나 조합 내부에서는 파업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조합원이 집회에 참석하지 않고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노조가 잘못된 방향으로 투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합원들을 이끌어내지 못한 집행부의 잘못이다” 등등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시민들도 노조의 거리시위에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달 넘게 중단된 임단협 교섭 재개 여부도 불투명하다. 회사측은 이날 발행한 인사저널을 통해 “교섭 재개가 이뤄지려면 지난달 교섭 중에 발생한 욕설 사건에 대해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자질미달의 교섭위원을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반기 적자 2000여억원 등 경영상황 악화 현실을 인정하고 회사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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