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주재 중국 대사가 미국 고위 당국자들에게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 대사는 지난달 30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몇몇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이나 정부에 조언하는 이들은 충분한 상식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추이 대사는 "그들은 다른 사람을 손가락질해 자신의 무거운 책임에서 도망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그들은 다른 모든 이들을 적으로 돌려놓고 자신들이 위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미국과 중국의 최근 무역협상이 결렬되고, 미국 정부가 2천억달러 어치의 중국 제품에 추가로 최대 25%의 관세를 물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강력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SCMP는 민감한 미중 현안과 관련해서도 부드러운 표현을 주로 쓰던 추이 대사가 이례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추이 대사는 또 중국판 플라자 합의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면서 위안화 환율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국의 위안화 대폭 절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중국에 대한 또 다른 플라자 합의 부과가 가능할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기를 조언하고 싶다"며 "그들은 중국이 강압과 근거 없는 고발로 굴복할 것이라는 환상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위안화 약세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면서 환율 문제가 향후 미중협상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1985년 플라자 합의를 관철해 엔화 강세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했듯이 이번엔 인위적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는 '중국판 플라자 합의'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바 있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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