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난민 인권등 사회문제 관심많아”

▲ 라틴 포크 명곡 ‘돈데 보이’로 유명한 멕시코계 미국 가수 티시 이노호사가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8년 만이네요. 그땐 뭔가 좀 혼돈 상태였는데, 이번엔 여유롭게 서울을 바라보며 많은 경험을 하고 있어요.”

라틴 포크 명곡 ‘돈데 보이(Donde Voy)’로 유명한 멕시코계 미국 가수 티시 이노호사(Tish Hinojosa·63)가 28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그는 1989년 발표한 ‘돈데 보이’가 김수현 작가의 MBC TV 드라마 ‘배반의 장미’ 주제곡으로 쓰이며 인기를 얻자 1990년 9월 내한해 삼풍백화점 삼풍아트홀에서 공연을 펼쳤다. 이번 방문은 2일 ‘울산월드뮤직페스티’ 출연이 계기가 됐다.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한 이노호사는 “어제 KBS 1TV ‘콘서트 7080’ 녹화에서 ‘돈데 보이’를 부르고 가수 김희진과 ‘에레스 뚜’를 듀엣했다”며 녹화를 마친 뒤 ‘치맥’(치킨+맥주)도 맛봤다고 했다.

그의 애잔한 음색이 서정적인 선율에 담긴 ‘돈데 보이’는 미국 국경을 넘어 불법 이민자가 된 멕시코인들의 애환이 담긴 곡이다. 그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아에서 멕시코 이민자 가정의 13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자신의 뿌리를 음악에 녹였다. 또 조앤 바에즈와 밥 딜런 등의 영향을 받아 사회적인 메시지도 담아냈다.

다음은 이노호사와의 일문일답.

-‘돈데 보이’를 어떤 심정으로 만들고 불렀나.

“이 곡을 만든 건 1988년이었다. 멕시코 이민자들의 불법체류에 대한 규제가 강했는데 부모님이 멕시코 이민자였다. 아버지는 합법적으로 미국 샌안토니아에 거주하던 이민자였는데 어머니는 그곳에서 아버지를 만나 결혼해 시민권을 얻게 됐다. 그런데 부모님의 지인 중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분들이 많았다. 부모님은 어려움에 처한 이들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 이민자의 어려움을 봤고 그 영향을 받아 작곡했다.”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긴 음악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여기나.

“음악은 사회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난 1970년대 조앤 바에즈, 밥 딜런, 존 덴버, 폴 사이먼 등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 이들의 노래는 인권,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겼다. 그때가 시작점이 돼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곧 한국에서 출시될 ’웨스트‘ 앨범에는 전반적으로 어떤 메시지가 담겼나.

“‘돈데 보이’를 빼고는 모두 신곡이다. 함께 다니는 기타리스트와의 여행 스토리 등 개인적인 얘기가 담겨 자서전처럼 생각하면 된다.”

-음색이 그대로여서 놀랐다. 특별히 관리하는 방법이 있나.

“사실 특별히 관리하진 않지만, 최대한 성대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평소 크게 소리 지르지 않는다. 노래를 계속하려 한다. 그러려면 연습을 해야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다”

-2015년 의료 사고로 건강이 무척 안 좋았다던데 회복했나.

“회복했다. 이혼한 뒤 우울한 상태였는데 몸이 안 좋아 간단한 수술을 받으러 갔다. 그 수술에서 의료사고로 폐와 비장을 다쳐 큰 수술을 했고 회복에 긴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제대로 회복했고 그 ‘일’을 통해 배움을 얻었다. 죽음을 코앞에 두는 경험을 하니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내가 뭘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아는 계기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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