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한류 열풍」은 국경 너머 캐나다에서도 여전했다.

 1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포인트그레이골프장(파72. 6천410야드)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캐나다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에서 한국 선수들은 역전 우승은 이루지 못했지만 박지은(24.나이키골프), 박세리(26.CJ), 장정(23)이 나란히 3,5,6위를 차지했다.

 역전 우승에 도전했던 박지은과 박세리는 선두 그룹과의 5타차를 끝내 넘어서지못했지만 이날 5타를 줄인 박지은은 합계 9언더파 279타로 킴 사이키(미국)와 함께공동3위를 차지했고 박세리는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7언더파 281타로 단독4위에올랐다.

 박지은과 박세리는 올들어 3승을 합작하며 나란히 8번째 「톱10」을 달성, 「코리언 시스터스」 군단을 이끄는 쌍두마차로서의 위상을 굳게 다졌다.

 박지은은 이날 드라이브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38%에 불과할만큼 샷이 흔들렸지만 아이언샷과 페어웨이 우드샷은 비교적 안정돼 14차례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박지은은 전반 2번부터 4번홀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낸데 이어 8번홀과 9번홀(이상 파4)에서도 1타씩을 줄이며 선두를 바짝 추격했다.

 후반들어 상승세가 주춤한 박지은은 13번홀(파4)에서 페어웨이와 그린을 잇따라놓쳐 보기를 범했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2온, 2퍼트 버디로 만회했다.

 2타 앞선 단독 3위였던 사이키가 마지막홀에서 짧은 파퍼트를 넣지 못해 보기를범한 행운까지 겹치면서 박지은은 공동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전날 4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 가능권으로 올라섰던 박세리도 10번홀까지 보기없이 버디 3개를 낚으며 선전했으나 14번홀과 15번홀(파3)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해 제동이 걸렸고 막판 2개의 버디로 잃은 타수를 만회했지만 5위에 만족해야했다.

 3라운드 부진으로 중위권 추락의 위기를 맞았던 「슈퍼울트라 땅콩」 장정(23)은4언더파 68타로 선전해 합계 6언더파 282타로 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장정은 올해 16개 대회에 출전, 이번 대회를 포함해 5차례 10위권 이내에 입상하면서 첫 우승도 멀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1언더파 71타를 친 강수연(27.아스트라)은 합계 3언더파 285타로 공동11위에 올라 아쉽게 「톱10」을 놓쳤지만 「코리언 돌풍」에 한몫 거들었다.

 한편 베스 대니얼(47.미국)은 4년 후배 줄리 잉스터(43.미국)와 피말리는 각축끝에 마지막 18번홀(파5) 버디로 1타차 우승을 거뒀다.

 이로써 지난 95년 웰치스챔피언십에서 통산 32승을 차지한 뒤 8년 동안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대니얼은 『다시는 우승을 하지 못할 줄 알았다』며 감격의 눈물을 훔쳤다.

 나란히 공동선두로 4라운드에 돌입한 대니얼과 잉스터의 이날 경기는 마치 매치플레이 대결을 보는 듯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대니얼은 경기 시작과 함께 1번과 3번홀(이상 파5)에서 버디퍼트를 떨구며 앞서나가기 시작했지만 8번홀(파4)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버디를 낚으면서 경기 양상은잉스터쪽으로 기울었다.

 10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따라붙은 잉스터가 12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더 줄여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한 대니얼을 2위로 밀어낸 것.

 그러나 8년만의 우승을 향한 대니얼의 집념은 끝내 우승컵의 향방을 바꿨다.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핀 80m에 붙인 뒤 버디를 낚아 다시 공동선두로 올라선 대니얼은 최종홀(파5)에서 다시 2m 버디퍼트를 컵에 떨궈 2.5m 버디퍼트를 놓친 잉스터를 제치고 감격의 우승을 확정했다.

 한편 전날 공동55위였던 이정연(24.한국타이어)은 이날 3타를 줄여 2오버파 290타로 공동3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고 김미현(26.KTF)과 한희원(25.휠라코리아.이상 291타)은 나란히 공동39위에 랭크됐다.

 캐나다 교포인 아마추어 박엄지(18)가 공동43위, 김초롱(19.크리스티나 김)은공동52위로 대회를 마감했고 김영(23.신세계)과 양영아(25)는 공동69위에 그쳤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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