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관문인 시외·고속터미널이 낙후된 시설과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산업수도 울산의 이미지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냉·난방과 환기시설이 시원찮아 이용객들이 무더위속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화장실 변기도 고장났다. 대합실내 의자는 낡고 불결해 이용하기가 망설여질 정도다. 출발·도착 현황 알림 시스템 설비와 같은 편의시설 또한 턱없이 부족하다. 과연 이곳이 광역시단위의 시외·고속버스 터미널이 맞는지 의심스럽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비스 시설임에도 기본적인 서비스가 안되는 희한한 상황을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지 안타깝다.

울산시외·고속버스터미널은 롯데쇼핑(주)가 지난 1998년과 2001년 민자로 각각 건립해 울산시에 기부채납했다. 지금은 (주)울산정류장이 운영을 맡고 있지만 오랫동안 시설 투자가 되지 않아 시민들의 원성을 사 왔다. 관할 행정기관인 남구 관계자는 “터미널과 관련한 민원이 접수될 때마다 울산정류장 측에 시설개선 명령을 내리고 있다”며 “대대적인 리모델링은 비용문제 등으로 현재로선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파손된 의자 교체나 화장실 청소 등은 지속적으로 행정지도를 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외·고속버스터미널이 공공시설이긴 하지만 정류장 운영 주체는 민간사업체로 관리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운영업체가 자발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이용객들의 불편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좀처럼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시외·고속버스터미널 이전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이전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를 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시외·고속버스터미널 이전 추진과 관련, 올해 초 울산발전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올 연말께 결과가 나온다. 필요성이 인정되면 이전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울산 시외·고속버스터미널은 지역 최대 번화가의 한복판에 위치, 도심 교통체증과 물류비용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전에 따른 장·단점이 뚜렷한데다 현 터미널 부지의 개발이익과 관련한 특혜시비, 입지선정을 둘러싼 지역간 다툼 등 복잡한 문제도 있다. 이에 울산시는 이해관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 ‘장기 검토’ 과제로 분류해왔다.

문제는 언제가 될지도 모를 이전을 이유로 이처럼 낙후된 시외·고속버스터미널을 두고 봐야 하느냐이다. 울산시가 애써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역행한다. 설령 이전이 결정되더라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 뻔한데 마냥 두고 볼 수 만은 없다. 이용객 편의와 대외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서라도 부분적인 시설개선과 편의시설 확충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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