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제안에 울산시 즉각 화답

사측, 필요성과 의제등 검토중

노조 기자회견엔 “의도 의심”

극심한 수주난에 시달리면서 창사 이래 4번째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현대중공업의 고용불안 문제 해결을 위해 노조가 제안한 ‘노사정 원탁회의’가 성사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조의 제의에 울산시는 즉각 화답한 반면 사측은 난색을 표하면서도 참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9일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은 기업 담장 안에서 해결할 수준을 넘었다”라며 울산시에 노사정 원탁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울산시는 원탁회의 구성과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광범위한 대화의 장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사측에 참여의사를 타진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이 원탁회의를 보고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사측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라며 “원탁회의 기본 방향은 노사 협의로 상생의 합의점을 찾아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와 관련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회사 관계자는 “울산시가 협의체 구성에 대해 의사를 타진해온 상태이지만, 당사는 협의체의 필요성과 협의회 구성, 주요 의제에 대해 검토 중인 사항이지, 참여 의사를 공식 통보한 바 없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협의체 구성에 대해 사전 검토 단계에 있는 사항임에도 마치 노조가 적극적으로 나서 회사를 참여시키겠다는 기자회견에 대해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의지가 있는지, 또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노조 측을 비판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와 관련해 노조와 울산시 등과 실무협의는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는 향후 실무협의를 마무리하는 대로 노사정 대표가 모이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해양공장 작업 물량이 모두 소진된 이후 추가 물량이 없어 사실상 가동중단에 들어갔으며 해양공장 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14일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지난달 27~29일 부분파업했고 희망퇴직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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