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일가와 저우가문 80년 우정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 조명
“광산·무역등 긴밀한 사업관계 지속
북한 경제성장 밑바탕 이뤘다” 평가

▲ 북한 김일성 일가와 80여년간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저우가문의 ‘단둥 웨이민 국제무역’은 대북사업 자문업무에도 뛰어들었다. 북중 접경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 연합뉴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북한 김일성 일가와 중국의 저우바오중(周保中) 가문의 80년에 걸친 우애를 조명하는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WSJ는 ‘무역에서의 동무:중국 영웅 일가가 북한과의 동맹을 양육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일성과 저우바오중의 우애가 오늘날 북한이 무역과 산업 분야에서 번영을 이룬 밑바탕이 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전장에서의 동맹이 3대째 이어지고 있다”면서 “공산주의 인접국인 중국과 북한에 선전가치도 높다”고 소개했다.

저우바오중은 1930년대 김일성이 활동한 중국 공산당 동북항일연군의 지도자로, 김일성의 상관이었다. 저우바오중은 김일성을 소련 군사 고문들에게 소개해주기도 했고, 김일성은 이러한 저우바오중과 자신의 관계를 “혁명 동지들의 우정”이라 평가한 바 있다. 1948년 저우바오중과 김일성이 어린 김정일을 비롯한 양측 가족 구성원들을 데리고 함께 찍은 사진도 있다.

WSJ는 각종 사업 관련 기록물, 관영 언론매체 보도, 인터뷰 등 여러 자료를 토대로 취재한 결과, 김일성 시절 시작된 저우 가문과 북한과의 이러한 우애 관계가 최근까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중국인민일보는 양가의 관계를 두고 “압록강처럼 끝없이 이어진다”고 표현했다.

저우바오중의 딸 저우웨이(76) 등 후손을 비롯한 저우 가문 대표들이 정기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며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우 가문의 대북사업 분야는 광산, 무역에서 소비재에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년간 저우 가문 대표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사적 목표 추진을 공개 지지했고,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주최한 연회에 참석하고 금광을 탐사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도 일주일간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저우웨이가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김일성 등 북한의 3대 지도자 모두 저우웨이를 양국이 공유하는 항일 혁명투쟁의 상징처럼 환대했다.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중국의 대중 무역도 제한을 받았고, 저우 일가 역시 그 여파로 현재는 북한과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고 저우 일가의 한 구성원은 WSJ에 밝혔다. 하지만 두 가문의 관계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저우 가문의 대북사업체 중 ‘단둥 웨이민 국제무역’은 몇년전 대북사업 자문업무에도 뛰어들어 2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북 투자시 발생하는 어떠한 문제의 해결도 도울 수 있다”고 광고하기도 했다.

WSJ은 중국이 지난해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에 동참해 대북 무역과 투자를 대부분 금지하기 전까지 중국 회사들이 10년 넘게 북한의 광산과 공장을 현대화했으며, 이런 시설들 덕분에 북한의 무기개발 프로그램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직후 북한과 중국 관영 매체들은 무역 재개를 비롯한 경제적인 기회에 대해 강조했는데, 특히 북미정상회담 2주 후 북한 노동신문의 북·중 관계 훈풍 관련 기사에 저우 가문이 등장하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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