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택시장 붕괴 우려 커진다
올들어 집값 3.96% 떨어져
주력산업 침체 탈울산 행렬
수요 줄었는데 공급은 초과
정부·지자체 특단책 시급

울산 집값이 5개월 연속 전국 최대 낙폭을 기록, ‘주택시장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산업기반의 장기침체로 인한 주택수요 감소와 인구 유출이 계속되면서 집값 낙폭이 커지고 있다.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 집을 팔아도 금융권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하우스 푸어 발생 및 법원 경매 속출 등 가계부채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는데, 특히 전국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는 울산은 수년째 누적된 주력산업의 경기침체에다 부동산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실물경기 침체가 바닥수준까지 치달아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3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 울산의 주택(아파트·단독·연립 등 포함)가격은 전월 대비 0.85% 떨어지며 전국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올들어 울산의 주택가격은 4월 -0.41%, 5월 -0.69%, 6월 -0.56%, 7월 -0.70%, 8월까지 5개월 연속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전월에 이어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종이 밀집한 울산 북구(-1.30%)와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 영향을 크게 받는 동구(-1.21%)의 집값 낙폭이 컸다. 두 지역은 앞서 7월에도 북구 -1.04%, 동구 -1.03%로 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8월말(누계)까지 울산의 주택가격은 3.96% 하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낙폭이 컸다. 주택가격은 울산에 이어 조선경기 침체영향이 큰 경남(-3.16%), 충북(-1.53%) 순으로 하락했다. 같은기간 전국 주택가격은 평균 0.48%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은 “울산은 지역기반산업 경기침체로 노동자 유출이 심화되며 수요가 줄어든 반면, 입주물량 증가 등 공급은 늘어 북구, 동구, 남구(-0.84%)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울산은 자동차·조선 등 주력 제조업의 성장정체와 고용쇼크로 인해 인구유출 행렬이 멈추질 않고 있다. 통계청 자료 분석 결과 울산은 2015년 12월부터 올해 7월말까지 32개월째 인구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동안 총 2만6604명이 외지로 빠져나갔다.

수요 대비 공급물량 초과도 집값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울산지역은 올해와 내년까지 총 1만6000가구의 입주물량이 대기중이다. 앞서 국토연구원은 지난해 울산에 대한 주택수급 상황진단 결과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공급초과 예상지역으로 진단, 집값 하락을 예상한 바 있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며 전세가격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8월 울산의 전세가격은 전월대비 1.13% 하락하며 전국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월(-1.00%)에 이어 2개월 연속 1%대의 급락세다. 울산의 전세가격은 세종시를 제외하면 3월(-0.48%)부터 4월 -0.43%, 5월 -0.57%, 6월 -0.94%, 7월 -0.74%, 8월까지 6개월 연속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들어 8월말(누계)까지 울산의 전세가격 하락률은 -5.49%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류경춘 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울산시지부장은 “탈울산을 막기 위한 울산시 차원의 산업육성 및 경쟁력 강화대책과 더불어 지방의 주택대출규제 완화 등 집값이 내리는 지방과 수도권을 이원화한 지방 주택시장 보호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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