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선미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 미니앨범 ‘워닝’(WARNING) 발표회에서 신곡 ‘사이렌’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선미(본명 이선미·26)가 엄정화, 이효리를 잇는 섹시 디바라는 수식어에 대해 “제2의 누군가가 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선미는 최근 미니앨범 ‘워닝’(WARNING)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2007년 원더걸스로 데뷔한 선미는 지난해 3월 JYP에서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이후 ‘가시나’ ‘주인공’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독보적인 솔로 여성 가수로 자리잡았다.

선미는 그런 평가가 감사하다면서도 조심스러워했다.

“제2의 엄정화·이효리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건 그 선배님들만의 아우라고, 선배님들만의 장르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분들의 에너지를 온전히 표현할 확신이 없어요. 그래서 전 제2의 누군가가 되기보다, 제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어서 대중에 각인하고 싶어요. 아직 부족하지만 더 좋은 가수로 성장해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새 앨범 열쇳말은 ‘경고’.

‘가시나’에서 선미는 왜 예쁜 날 두고 떠나느냐며 남자를 원망했고, ‘주인공’에선 치명적인 남자에게 나는 나대로 살겠다고 선언했다. 새 앨범 타이틀곡 ‘사이렌’에서 그는 ‘네 환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아름다운 나는 없다’고 경고장을 날린다.

선미는 “신화에서 뱃사공을 매혹해 바닷속으로 끌고 가는 아름답고도 무서운 존재, 사이렌을 떠올리며 곡을 썼다. 비상시 위험을 알리는 경고음이라는 중의적 의미도 있다”며 “경고의 끝판왕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2~3년 전 원더걸스로 밴드 활동을 할 때 써둔 곡이다. 당시 타이틀곡 후보로 올랐지만 밴드 편곡에는 어울리지 않아 쓰지 않았다”며 “언젠가는 들려드리려고 아껴둔 곡”이라고 말했다.

‘사이렌’에는 외모 품평을 서슴지 않는 악플러들에 대한 경고도 담겼다. 직역하면 ‘내 앞에서 꺼져’를 뜻하는 ‘Get away from my face’라는 가사가 그 대목이다.

앨범에는 이밖에도 ‘어딕트(Addict)’ ‘곡선’ ‘블랙 펄(Black Pearl)’ ‘비밀테이프’ 등 신곡이 담겼다. 작사·작곡엔 모두 선미 이름이 올랐다. 이 가운데 ‘블랙 펄’은 진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현대인의 가면성 우울증에 빗대 표현했다. 선미는 “다들 마음속에 모난 부분이 하나씩 있다. 우리는 그걸 너무 감추고 사회생활도 잘하려 하고, 더 좋게 보이려고 한다. 제게도 해당하는 부분”이라며 “이 노래를 통해 위로받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시나’ ‘주인공’ ‘사이렌’ 3부작이 디딤돌이 돼 선미라는 장르를 구축하고 싶다”며 “겉모습은 연약하지만 노래하고 춤추는 찰나의 순간 가녀린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제 정체성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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