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계속 흐리고 비 내리는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신없이 가을이 찾아왔다. 고기압의 영향권에 자주 놓이는 가을하늘은 상층에서 하층으로 누르는 공기의 힘이 강한 하강기류가 구름과 먼지 등 대기 중의 작은 입자들을 밀어내 맑은 하늘이 드러나게 된다. 이 때문에 “쾌청하다” 혹은 “청명하다”라는 말을 참 많이 쓴다. 하지만 가을 하늘은 쾌청한 하늘보다는 청명한 하늘에 가깝다. 상쾌한 느낌을 주는 쾌청한 하늘은 장마로 인해 궂은 날씨가 이어진 뒤 찾아오는 맑은 날에 적절한 표현이고, 밝고 맑은 하늘을 나타내는 청명한 하늘이야말로 가을하늘을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보통 9~11월을 가을이라고 한다. 천문학적으로는 추분(9월23일경)부터 동지(12월21일경)까지, 24절기상으로는 입추(8월8일경)부터 입동(11월8일경) 사이를 일컫는다. 기온 변화의 추이로 본 자연계절은 매년 달라지는데, 대체로 일 최고기온이 25℃ 이하로 내려가는 시점을 초가을, 일평균기온이 10~15℃이고, 일 최저기온이 5℃ 이상인 가을, 일평균기온이 5~10℃이고 일 최저기온이 0~5℃인 늦가을로 세분화된다. 이런 기온조건으로 따져보면, 서울에서는 9월18일경에 초가을이 시작되어 11월26일경에 늦가을이 끝나지만, 울산은 이보다 나흘 가량 늦은 9월22일경에 시작되어 12월10일경에 끝난다.

여름이 덥고, 비가 많이 내려야 여름이라고 하지만, 이번 여름은 덥기도 너무 덥고, 비가 너무도 많이 내렸다. 그래서 벌써부터 가을날씨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올 가을도 평년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기온은 높은 편이다. 9월까지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다가 점차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서 기온의 변동성이 크겠다. 10월에도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맑은 가을하늘이 드러나겠지만,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을 때가 있어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겠다. 겨울에 기울어지는 11월은 일시적으로 차고 건조한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기온의 변동성이 크겠고, 11월 역시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을 때가 있어 월강수량이 평년보다 많겠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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