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마리가 보이지않던 울산 물문제
수자원통합 물관리로 맑은 식수 확보
반구대 암각화 보존도 동시 해결하길

▲ 이채익 국회의원(울산 남갑)

난항을 겪던 일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때 우리는 비유적으로 ‘물꼬를 텄다’고 한다. ‘물꼬’는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좁은 통로’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다. 울산의 ‘물꼬’는 120만 시민의 생명과 생활을 지킬 식수와 공업용수를 확보하는 길이다. 울산은 이제 ‘물꼬’의 물꼬를 트는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울산의 ‘물 부족’은 해묵은 문제다. 울산은 하루 약 33만t의 식수와 9만t의 공업용수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상기후 등으로 가뭄이 잦아지면서 자체적으로 수급하지 못해 낙동강 원수를 사서 공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낙동강 물 구입비용은 무려 24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9년 ‘2025수도정비기본계획’에 울산 맑은 물 공급 사업이 포함돼 물 부족 문제 해결에 한 가닥 희망을 가졌지만 관련 지자체들의 반발과 경제성 부족으로 무산됐다.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까지 겹쳐 이렇다 할 대책이 마련되지 못한 채 시간만 끌어왔다.

그러던 중 민선7기 울산시가 출범하면서 ‘물 부족’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울산시가 반구대 보존을 둘러싼 문화재청과의 갈등을 풀고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대신 물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울산시와 정부는 이제 원론적 접근 방식이 아닌 구체적인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 120만 울산 시민의 숙원사업을 해결해야 한다. 앞으로 낙동강 물의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울산시민이 먹는 수돗물 취수원인 낙동강 하류의 수질은 낙동강 수계 대도시와 산업단지로부터 유입되는 오폐수로 인해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필자는 지난 8월20일 ‘울산의 식수 및 공업용수 이슈와 대응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해결방안을 모색하였다. 이 자리에서 효과적인 방안이 마련됐는데, 바로 ‘수자원 통합 물 관리’ 방안이다. 낙동강 수계에 있는 모든 국민들이 깨끗한 댐물을 먹자는 것이다.

특히, 올해 물관리가 환경부로 일원화되어 수자원을 합리적으로 재배분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지금이 영남권 수자원을 통합해 맑은 식수 확보와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적기다.

울산 석유화학단지에 안정적인 공업용수를 확보하는 방법 역시 ‘통합공급’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 ‘통합 물 공장’을 지어야 한다. ‘통합 물 공장’은 석유화학단지에 맞춤형으로 공업용수를 공급함은 물론, 차세대 고도 수처리 기술을 접목해 고효율·저비용의 통합 관리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다. 필자는 지난 8월2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환경부 장관에게 울산의 물 부족 문제 해결 방안으로 ‘수자원 통합 물 관리’와 ‘통합 물 공장’ 사업 추진의 시급성과 당위성에 대해 질의했다. 그리고 이제는 환경부가 사업을 주관해야한다고 강조해 긍정적인 대답을 이끌어 냈다.

영남권 낙동강 수계 지역의 지자체들과 주민들의 협력도 필요하다. 지역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생명의 근원인 물을 모든 국민이 함께 나눠 사용해야 한다는 상생의 가치를 울산시와 시민사회가 설득시키고 전파해야 한다. 지역 국회의원과 울산시를 비롯한 120만 울산시민 모두가 합심해서 이번에는 반드시 울산의 물꼬를 터야 한다.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와 전 시민들의 단합된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채익 국회의원(울산 남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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