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트레이닝 보려고 '밤샘 자리 맡기'…1천100명 입장

▲ (파주=연합뉴스) 8일 파주NFC(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팀의 '오픈 트레이닝 행사'에서 선수들이 팬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새벽에 부산과 대구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올라왔다가 입장을 못 해서 돌아갔을 정도입니다." 
    8일 오전 파주 축구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축구 대표팀의 '오픈 트레이닝 행사'(팬들에게 훈련을 공개하는 행사)는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전날부터 NFC 앞에서 텐트까지 치며 '밤샘 기다림'에 나선 소녀팬들은 지루한 기다림을 끝내고 입장이 허용되자 순식간에 훈련장을 채웠다.

    이날 파주 NFC에 입장한 팬은 1천100명으로, 역대 '오픈 트레이닝 행사' 최다 관중이었다. 훈련장에 마련된 공간이 750명만 수용할 수 있어서 나머지 350명은 선수들이 보이지도 않는 다른 훈련장에서 대기해야만 했다.

    이윽고 파울루 벤투 감독과 24명의 태극전사가 훈련장에 나오자마자 팬들의 함성은 하늘을 찌를 정도로 높아졌다.

    '이승우승', '숲만 보지 말고 나 좀 바라봐' 등 손팻말까지 들고 이승우(엘라스 베로나)를 연호하는 팬들부터 "캡틴 손!"을 찾는 팬들까지 어우러져 1시간 넘게 진행된 공개 훈련 동안 한순간도 함성이 멈추지 않았다.

    대기번호 1번을 받고 입장한 한 여성팬은 전날 새벽 6시에 집을 나와서 파주 NFC 앞에서 정오부터 기다리는 뜨거운 정성까지 보였다.

    전날 코스타리카전에 선발로 나섰던 11명의 선수는 일찍 회복훈련을 끝내고 난 뒤 다른 훈련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팬들을 위해 이동, 팬들을 배경으로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훈련이 끝나고 난 뒤 벤투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 전원은 팬들에게 다가가 직접 사인도 해주고 함께 셀카도 찍어주는 '밀착형 팬서비스'를 펼쳤다.

    더불어 코칭스태프도 패스 게임 등을 팬들 바로 앞에서 실시해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파주=연합뉴스)  8일 파주NFC(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팀의 '오픈 트레이닝 행사'에서 선수들이 팬들d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태극전사를 향한 팬들의 높은 관심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부터 시작됐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신 뒤 입국장에서 엿사탕이 던져지는 굴욕을 맛봤던 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초반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팬들의 조롱 대상이 됐다.

    그나마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꺾고 마지막 자존심을 세운 한국 축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팬들의 마음을 돌렸다.

    특히 손흥민(토트넘)의 '형님 리더십'과 아울러 이승우의 'A보드 세리머니'는 물론 '인맥축구 논란'을 이겨내고 득점왕에 오른 황의조(감바 오사카)까지 다양한 스토리가 만들어지면서 대표팀에 등을 돌렸던 팬심이 돌아왔다.

    오픈 트레이닝 행사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사인회에서는 이제 데뷔전을 치른 벤투 감독까지 직접 나서 팬들과 소통하는 보기 좋은 장면도 연출됐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어제 경기를 끝내고 밤늦게 선수들과 버스로 파주 NFC에 도착한 벤투 감독이 정문 앞에서 줄지어 서 있는 팬들을 보고 훈련장을 큰 곳으로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는 걱정까지 했다"라며 "선수들이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