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일 울산봉수문화축제 열려
파발마 체험등 이색볼거리 제공
악극·노래자랑등은 연계성 부족
대중가수 공연도 사업취지 무색
학술조명 기록화·공유 지적나와

▲ 7~9일 대왕암공원과 일산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제1회 봉수문화축제. 개막식에서는 교대 및 순라 등 봉수의식을 재현한 공연이 선보였다.

울산시와 울산동구의 후원으로 동구문화원이 주최한 2018 울산봉수문화축제가 7~9일 모든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축제는 울산시로부터 구 대표축제로 인정받아 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은뒤 구비 1억원과 함께 총 2억원의 예산으로 치러진 첫 행사였다. 동구 고유의 문화콘텐츠인 봉수대의 역사적 의의를 알리자는 취지였으나 향후 지속가능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올해 선보인 놀이 및 체험과 함께 전통계승의 기반이 될 학술조명 결과물을 기록화하고 이를 널리 알리는데 좀더 초점을 둬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7일 대왕암공원에서 열린 개막식의 테마는 옛 봉홧불이 붉게 타올랐던 것처럼 ‘동구의 불씨여 깨어나라’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는 조선업 불황으로 동구 지역에 불어닥친 경기악화를 의식한 것으로 동구지역 고유의 콘텐츠인 봉수문화 조명을 통해 지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자는 의도가 녹아있었다. 개막식에서 선보인 내빈들의 거화 퍼포먼스와 축제기간 내내 마련된 조선시대 군사문화인 교대 및 순라(巡邏·밤에 궁중과 도성둘레를 순시하는 것) 재현행사는 축제의 취지를 알기 쉽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축제 첫날, 개막 축하 기념공연으로 마련된 대중가수 일색의 연예인 노래마당은 지역 고유의 전통문화복원과 이를 축제콘텐츠로 발전시켜나가자는 사업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다음날 선보인 창작악극 ‘갯마을’과 마지막 날 진행된 ‘노래자랑’ 무대 역시 봉수문화를 내 건 축제 본연의 내용과는 연결고리를 찾기 힘들고 직접적인 연계성도 부족했다.

▲ 제1회 봉수문화축제에서 내빈들이 거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출연진의 기량과 인지도, 공연진행의 완성도는 높을지 모르나 구 대표 축제로 이제 막 출발점에 선 ‘봉수문화축제’ 아이템으로는 그다지 신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주민들이 봉수대를 직접 만들고 거연의식을 재현하는 ‘봉홧불을 올려라’, 일산해수욕장에서 주요 행사장인 대왕암공원까지 이어지는 봉수 퍼레이드, 파발마와 같은 체험 행사는 주말 시간대를 이용해 나들이 나온 시민들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었다.

동구지역 한 향토사학자는 “그나마 한중일 봉수문화를 비교하고, 울산을 비롯해 조선조 봉수문화를 살펴보는 심포지엄이 마련됐으나 학술행사의 특성상 많은 내용을 일반과 공유하는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축제의 성공안착을 위해서는 축제기간만 우리의 봉수문화를 알릴게 아니라 문화원 차원에서 지속적인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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