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이 꼽은 최고의 간식
10만개 차곡차곡 쌓아올려
시민 직접참여로 만든 작품
‘말할 수 없는 것들’도 눈길
작품수 줄이고 수준 높여

▲ 2018 부산비엔날레가 진행되는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장. 초코파이 10만개를 후원받아 선보인 설치작품.

2018 부산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부산 을숙도 부산현대미술관의 지하 전시장. 초록색 벽면과 대비되는 붉은색 비닐봉지 무더기가 전시장 바닥에 두텁게 쌓여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온 국민의 간식인 ‘초코파이’다. 천민정 작가는 “북한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자를 함께 먹으며 국경을 초월한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자”고 말했다. 작품명은 ‘초코파이 함께 먹어요’. 초코파이를 만든 제과기업은 이번 작품을 위해 10만 개의 초코파이를 후원했다.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는 ‘비록 떨어져 있어도’(Divided We Stand)다. 최태만 집행위원장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분단 상황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냉전 이후 물리적 분리나 분할이 가져온 심리적 상처 등의 문제에 심도 있게 접근하고 치유해 보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이를 제안했던 공동기획자 크리스티나 리쿠페로·와르그 하이저는 “냉전시대는 종식됐지만 ‘분리’는 여전히 도처에 존재한다. 한국의 상황도 마찬가지 아닌가. 분열과 대립의 시대 속에서 우리 삶을 위협하는 문제들을 예술로 표현하고, 이를 보는 관람객이 작가들의 문제의식을 공유한 뒤 우리 모두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새로운 질문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로 말했다.

프랑스 출신의 작가 오귀스탱 모르의 ‘말할 수 없는 것들’(I Have No Words)은 시민들의 참여로 완성됐다. 참가자들은 1인당 3소절의 노래를 제공했고, 완성된 곡은 전시 기간 내내 대형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진다.

2018 부산비엔날레는 부산현대미술관 이외에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매번 동부산쪽 부산시립미술관 중심으로 이뤄지던 전시가 서부산 쪽으로 공간을 옮겼고, 부산의 원도심이라 할 수 있는 또다른 공간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전시 작품은 모두 125점. 34개국에서 건너 온 66개 팀이 참여했다. 예년보다 출품작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정상급 작가들의 수준 높은 작품을 늘렸다는 것이 주최측의 입장이다. 또한 관람객의 한계를 시험하는 대규모 전시 보다는 이해의 폭과 동선을 고려해 일정 공간, 일정 시간 안에 수용 가능한 전시 규모를 고려했고, 이는 전세계 전시트렌드이기도 하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한편 2018 부산비엔날레는 오는 11월11일까지 이어진다. 월요일 휴무.

글·사진=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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