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개인 불법성토로 조성 3개월만에 붕괴 이어

최근 폭우로 상판 균열현상 대형사고 우려 불안 고조

▲ 울산 북구가 4개월 전 쌓은 천곡천 일대 석축 곳곳에 균열이 가고 상판이 들어올려지는 등 추가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울산 북구 천곡천 일대 행정기관이 쌓은 석축이 폭우와 개인의 불법성토로 조성된 지 3개월만에 붕괴(본보 지난달 29일 7면 보도)된데 이어 추가붕괴 우려마저 제기되면서 주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10일 찾은 북구 선창골못 아래 위치한 천곡천. 지난달 말께 하루 100㎜가 넘는 비가 쏟아져 길이 90m 구간의 석축 일부가 붕괴된 구간은 응급복구가 진행돼 석축이 다시 쌓여있었고 파란색 천막으로 덮여 있었다.

게다가 붕괴된 석축 왼편으로는 주말동안 내린 비를 머금은 흔적이 역력했고 곳곳에서 균열 현상이 확인됐다. 석축 위로 쌓여있던 높이 3~4m 가량의 흙은 약 50㎝~1m 가량 뒤로 밀어냈지만, 이미 석축 상판은 형태가 무너질 정도로 균열이 가고 부서져있는 상태였다.

주민 박모(60)씨는 “이번 석축 붕괴는 농지 불법성토를 확인하고도 이를 묵살한 북구청과 무리한 욕심으로 과도하게 성토한 소유주의 책임”이라며 “무너졌다가 다시 쌓은 석축도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다. 지지대가 약해 조금만 비가 많이 오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불안해했다.

북구는 석축 붕괴 이후 허가받지 않고 쌓아놓은 흙들을 뒤로 약 1m 가량 밀어내는 등 응급조치를 취할 것을 토지 소유주에 명령했다.

또 안전점검 결과 토지 소유주가 쌓은 흙의 무게와 하루에 100㎜ 이상 내린 많은 양의 비가 합쳐져 석축에 과부하가 걸렸고 석축 일부 부분에서는 움직임이 있어 시급한 보수가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붕괴된 구간 주변으로 언제 추가붕괴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점이다. 인근 주민들은 이미 붕괴가 예고된 인재라고 지적한다.

북구에 따르면 해당 석축은 조성이 마무리된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태풍 차바로 인한 수해복구작업의 일환으로 하천의 기능 회복과 토사 유실 등 주민 불편해소를 위해 시행한 사업이 개인의 무리한 욕심과 많은 비로 한 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하천 주변으로는 다중이용시설인 대형찜질방과 주차장, 어린이집 등이 위치해있어 추가붕괴가 발생할 경우 토사유출로 인한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또 최초 붕괴 전에도 토지 소유주의 불법 성토 사실을 신고했는데, 현장을 확인해놓고도 원상복구가 제때 되지 않아 붕괴로 이어졌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예산을 들여 개인사유지에 석축을 쌓아주고, 붕괴로 이어지자 또다시 예산을 들여 석축을 보수해주는 건 특혜이자 예산낭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북구는 현재 원상복구 진행상황을 계속해서 점검하고 있고, 원상복구가 마무리되는대로 보수작업을 실시하겠다고 해명했다.

북구 관계자는 “11일까지 원상복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소유주에 통보했다. 인근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하루빨리 보수를 진행할 것”이라며 “토지 소유주는 허가받지 않고 성토작업을 실시해 하천법 위반으로 고발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