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예진·현빈 주연으로
서로 모니터 보며 연기하는
이원동시촬영 기법 적용해
2시간 동안 팽팽한 긴장감

▲ 배우 손예진·현빈 주연의 영화 ‘협상’이 오는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청순미녀’의 대명사 손예진과 ‘로맨스남’ 현빈이 만났다. 두 사람이 눈만 마주쳐도 멜로 영화 한 편이 절로 나올 법하건만 둘 사이엔 팽팽한 긴장감만 흐른다.

추석 시즌을 노리는 영화 ‘협상’은 손예진과 현빈을 멜로물의 주인공이 아닌 ‘범죄물’의 투톱으로 내세운다.

손예진은 서울지방경찰청 위기대응팀 소속 협상가 ‘하채윤’으로, 현빈은 무기밀매업자이자 최악의 인질범 ‘민태구’로 분했다. 두 사람은 알콩달콩한 ‘밀당’이 아닌 인질 목숨이 달린 살벌한 협상을 펼친다.

영화를 보기 전이라면 ‘왜 최고급 횟감으로 어묵을 만들었나’라는 생각이 들 법하다. 하지만 최고급 재료를 쓴 어묵은 맛과 향이 일반 제품과 다르듯 두 사람의 ‘협상’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판을 키우며 쉴 틈 없는 속도감과 긴장감을 선사한다.

러닝타임은 114분으로 짧지 않다. 2시간 동안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는 ‘이원동시촬영’이 큰 역할을 한다.

설정상 민태구는 태국 모처에, 하채윤은 서울에 있는 만큼 두 사람이 직접 대면하는 장면은 애초에 연출이 불가능했다. 게다가 12시간 내 인질범과의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시간제한까지 걸어뒀다.

영화 ‘국제시장’의 조감독을 맡은 바 있는 이종석 감독은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황정민 분)가 LA에 사는 여동생과 TV 화면을 통해 상봉하는 장면에서 사용한 ‘이원동시촬영’ 기법을 영화 전반에 적용해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했다.

손예진과 현빈은 서로를 모니터 화면으로만 대하며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는 서로를 상대 배우가 아닌 실제 인질범과 협상전문가로 인식하게 하려는 이 감독의 의도가 깔렸다.

결과적으로 이 감독의 포석은 적중했다. 촬영 현장은 실제 협상이 벌어지는 듯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스크린에도 현장의 긴장감이 그대로 옮겨졌다. 덕분에 영화는 두 시간 동안 힘을 잃지 않고 내달릴 수 있었다.

다만, 직접 얼굴을 보고 하는 연기와 달리 상대의 호흡과 눈빛, 몸짓을 읽을 수 없는 만큼 두 배우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19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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