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자영업 휴·폐업

울산의 중심 삼산상권 휘청

최근 리뉴얼 마친 업스퀘어

식당등 10여곳 주인 못찾아

권리금 내려도 공실률 늘어

울산 자영업자 7개월째 감소

▲ 울산 남구 삼산동의 복합쇼핑몰 업스퀘어가 최근 리뉴얼 공사를 마쳤음에도 채워지지 않은 매장들을 가벽으로 막아놓았다.
울산의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소비침체로 ‘삼산불패’의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자영업 진출을 꺼리면서 상가의 권리금 하락폭은 커지고 있고, 공실률도 확대되고 있다.

울산의 주력산업 침체로 야기된 지역경제 위기가 삼산상권의 아성마저 뒤흔들고 있다.

11일 찾은 삼산상권 최대 쇼핑몰로 꼽히는 업스퀘어는 최근 리뉴얼을 마쳤음에도 빈 매장이 즐비했다. 식당가가 위치한 5층의 매장 3분의 1은 주인을 찾지 못해 비워진 한쪽 벽면을 20m 이상 가벽으로 막아놓았다.

업스퀘어는 이달 들어 내부시설 공사를 마무리했지만 빈 매장이 남아돌면서 반쪽짜리 리뉴얼로 전락했다. 건물 4층은 계약만료 등으로 음식점들이 대거 빠지면서 식당가를 5층으로 모아놨지만 그마저도 다 채우지 못 한 것이다.

업스퀘어 측에 따르면 5층 식당가 6~7곳을 포함해 전체 10여곳의 빈 매장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남구 삼산동과 달동 등 주요 상권도 침체국면에 빠진 것은 마찬가지다. 소상공인들이 높은 권리금 탓에 지역 상권 진입을 꺼리면서 권리금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울산공인중개사협회 남구지회에 따르면 A급지로 분류되는 삼산동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인근 상권의 권리금은 올해 들어 평균 10~20% 가량 떨어졌다. 남구의 가장 노른자위 땅으로 상가 공실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이전 업체가 빠지고 새로운 업체가 들어오는 대기시간은 길어졌다.

공인중개사협회 김경수 남구지회장은 “예전에 30~40평의 매장 권리금이 2억이었다면 지금은 1억8000만~1억5000만원까지 내려갔다”며 “한번도 내려간 적 없이 오르던 권리금이 지난해 말부터 처음 내리기 시작해 그 낙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B급지로 분류되는 상권인 공업탑 인근 신정동과 달동의 공실률이 올해 들어 10% 이상 증가했다. 6층 건물의 경우 1~2개 층은 공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C급지로 분류되는 곳의 상권들은 올 들어 공실률이 20% 이상 늘어났으며, 매물이 나와도 매입자가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산·달동상권이 흔들리는 것은 지역경기 침체로 가계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가 침체된데다 최저임금이 2년 연속 두자릿수로 상승하면서 자영업 전선이 붕괴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지역 소비침체로 수요가 크게 감퇴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권리금과 임대료를 감수하면서까지 이 지역에 점포를 개설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생각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울산지역은 최근 내수침체와 최저임금 상승여파로 자영업자들의 휴·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7월 울산지역 자영업자수는 7만9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7.2%나 감소했다. 올들어 울산지역 자영업자수는 1월(-6.8%), 2월(-8.9%), 3월(-15.1%), 4월(-12.2%), 5월(-18.3%), 6월(-18.2%) 등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삼산지역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울산지역의 경기침체로 당초 상가와 주택 등을 포함한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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