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일본·스페인등의 사례에서 보듯
청정 수변환경이 일자리 만들수 있어
울산도 과감한 수변도시 전략 도입을

▲ 이상현 울산발전연구원 전략기획실장

대한민국 성장의 중심, 산업수도 울산이 흔들리고 있다. 도시의 구성요소인 인구가 줄어들고 주력산업이 흔들리고 노동자들은 울산을 떠나고 있다.

우리는 2002년 세계적인 조선소 고쿰스(Kockums)가 있는 스웨덴 ‘말뫼의 눈물’을 기억하고 있다. 스웨덴 조선강국의 상징이었든 코쿰스의 1600t급 골리앗크레인이 울산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팔렸던 ‘말뫼의 눈물’이 ‘울산의 눈물’이 되지 않을까 위기감이 팽배하다. 중국 속담 인무천일호(人無千日好), 화무백일홍(花無百日紅)같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도시의 발전과 성장도 영원할 수 없다. 유럽이나 미국의 선진국 도시가 그러한 흥망성쇠의 과정을 겪고 또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을 하고 있다. 독일에 ‘사람이 행복한 도시’ 뒤셀도르프의 메디언하펜(MedienHafen)이 있다. 라인강 중하류에 위치한 메디언하펜은 원래 1898년 철도·항만 시설로 개발되었고 1960년대까지 석탄 및 철강 산업의 무역항으로 부유하였지만 1970년대 석탄 및 철강 산업이 쇠퇴하면서 인구감소와 실업률 증가의 고통을 겪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버려진 수변지역을 방송·광고의 메카로 재창조하였다. 지금은 800개의 기업과 86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유럽의 기업들이 메디언하펜 지역에 입주하기 위해 대기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성공요인은 라인강과 항만을 이용한 수변도시 전략이었다.

독일 엘베강 인근, 작곡가 브람스의 고향이기도 한 함부르크에 하펜시티(Hafencity)가 있다. 19세기만 해도 발달된 항구시설로 성장을 거듭하든 하펜시티는 컨테이너 중심의 하역방식으로 사업이 변화하면서 얕은 수심으로 인해 경쟁력을 급격히 상실하게 되었다. 하지만 하펜시티는 수변도시 전략을 통해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시의 항만과 수변자산이 새로운 활력을 주고 주거와 여가, 문화와 레저 등의 시설로 새로운 도시를 창조하고 있다.

일본 제2의 도시이자 요도강(淀川)의 하구에 자리 잡은 오사카의 수변도시 성공사례도 눈여겨 볼만하다. 1990년부터 일본 거품경제의 붕괴와 저출산 고령화 등의 사회변화를 극복하고자 오사카는 2003년 도시전체 면적의 10%를 차지하는 수변공간을 활용한 ‘물의 도시 오사카 프로젝트’를 추진해 새로운 성장을 이루었다. 그 중심에 한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는 도톤보리천이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는 스페인 빌바오의 네르비온강 수변도시 전략도 비슷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독일 메디언하펜과 하펜시티, 일본 오사카와 스페인 빌바오의 성공에는 공통점이 있다. ‘강이 살아야 도시가 산다’ 즉, 도시성장의 중심을 하천으로 잡고, 수변도시 전략을 과감히 선택했다는 것이다. 또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메디언하펜에는 ‘메디언하펜 마스터플랜’ 하펜시티에는 ‘2025 하펜시티 프로젝트’ 빌바오에는 ‘리아 2000 도시재생 프로젝트’ 그리고 오사카에는 ‘물의 도시 오사카 프로젝트’를 시민과 함께 만들어 실천했다는 것이다.

미래의 도시 성장은 아주 단순하다. 일자리와 청정한 환경이다. 굳이 순서를 따진다면 일자리가 먼저고 청정한 환경은 후순위일 수 있다. 하지만 청정한 수변환경이 일자리를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야 하다. 메디언하펜과 하펜시티에는 청정한 수변공간인 라인강과 엘베강이 있고 오사카에는 도톤보리천, 그리고 빌바오에는 네르비온강이 있고 울산에도 태화강이 있다. 모두가 하천과 항만이 연계된 수변도시이다.

청정한 수변환경으로 울산을 다시 뛰게 하는 시발점이 수변도시 전략의 일환인 태화강 국가정원이 아닐까 한다. 2014년 순천만국가정원이 개장하고 2017년 600만 관광객을 돌파해 전국 단일규모 최대 유료입장을 기록하고, 2019년에는 1000만 관광객을 목표로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럽기도 하고 조바심이 난다. 울산도 기존의 조선, 자동차, 화학산업에 매몰되지 말고 태화강 수변도시 전략을 통해 새로운 도시성장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바이오와 제약, 헬스 분야 사업 전망이 밝아질 것이다. 그리고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넘어 4만불 시대에 진입하게 되면 그것에 걸맞게 문화와 관광, 서비스 산업 분야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심에 울산의 태화강이 있길 간절히 기대한다.

이상현 울산발전연구원 전략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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