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합창지휘박사

우리가 알고 있는 콰이어는 합창과 합창단을 뜻한다. 코러스와 동일한 의미다. 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조직적 예술활동을 시작한 희랍시대에 연극 작품에서 내용과 구성의 필요성에 의해 코러스가 만들어졌다. 소수의 코러스 단원이 노래도 하고 대사도 하며 연극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것이다.

합창단의 구성과 형태는 전통적으로 여성합창단, 남성합창단, 여성과 남성이 함께 합창하는 혼성합창단으로 구분된다. 여기에 무반주 합창만 하는 아카펠라 합창단이 있다. 더 나아가면 음악사에서 나누어놓은 어느 시대, 예를 들어 르네상스 합창곡만 연주하는 르네상스합창단이나 바로크 음악만 연주하는 바로크합창단도 있다. 합창단원의 숫자에 따라 20여명 내외의 단원으로 구성된 쳄버콰이어도 있고 100명 이상의 합창단이 오케스트라와 연주하는 심포니합창단도 있다. 합창의 한 장르이기도 한 오라토리오만 연주하는 오라토리오합창단이나 모테트만 연주하는 모테트합창단도 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판소리합창단도 있다. 창극이나 국악무대에서 연주하며 주로 판소리의 고장 전주시에서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교회나 성당, 불교 등 각 종교에서 활동하는 찬양대, 성가대, 찬불대도 합창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모여 화음을 이루며 함께 노래하는 것을 합창이라고 하지만 그 역할이나 주로 다루는 음악의 장르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붙여지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합창 분야로는 쇼콰이어가 있다. 쇼콰이어는 파트를 나누어 정식 합창을 하면서 그 합창의 내용에 맞게 안무하여 춤을 추면서 노래하는 합창의 한 형태다. 어느 합창단이나 음악에 따라 약간의 안무를 곁들이기는 하지만 쇼콰이어는 노래 시작과 더불어 춤을 추기 시작하여 노래가 끝날 때까지 활발하게 춤을 춘다. 이름 그대로 ‘보는 합창’이다.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합창의 한 장르로 분류되어 활발하게 활동하는 합창단이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두팀에 불과하다.

8년전에 창단한 창원의 그린쇼콰이어는 지난 11일 제8회 정기연주회를 했다. 그린쇼콰이어의 연주를 보기위해 성산 아트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함께 박수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쇼콰이어라는 장르가 많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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