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오정희 편한자리 상담소장
동사무소·장애인복지관등서
사회복지 상담활동하다 은퇴
TV서 우연히 심리상담 접한뒤
7년 걸려 부부치료 자격증 따
전세계 302명만 국제공인 자격
“제2인생은 진짜 원하는걸 해야“
오정희(여·64) 편한자리 상담소장은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국제공인 가트맨 자격증을 따낸 부부치료사다. 국제공인 가트맨 자격증은 심리치료 전문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미국 워싱턴대 석좌교수 존 가트맨 박사가 설립한 가트맨 인스티튜트의 공인을 받는다. 현재 그는 부부치료사·감정코칭 강사 등으로 지역사회는 물론 복지기관 등에서 강의·상담 등으로 활발하게 제2의 인생을 펼치고 있다.
오 소장은 “20여년 전 학성동사무소에서 지금으로 치면 기초수급자 사례관리 등 복지일을 했다. 그때 처음 상담을 했다”며 “상담이라 할 것도 없었다. 영세민(지금의 기초수급자)을 찾아가 뭐가 어려운지 얘기를 들어보자고 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에는 상담 공부를 전문적으로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운을 뗐다.
이후 동사무소에서 본격적으로 상담을 하면서 그는 울산대학교 사회교육원 상담학과 과정을 수료하고 각종 지도자 자격증 수료 등 전문적인 상담을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상담을 통해 타인의 긍정적인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즐거웠고, 조금이라도 거기에 더 일조를 하려면 전문가다운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으로 일을 했던 그는 결국 예산 부족으로 동사무소를 나와야했고, 3~4년간은 먹고 살기 위해 막노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운 좋게 기회가 찾아와 울산시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상담팀장으로 9년간 일을 하고 은퇴했다.
오 소장은 “은퇴 후에 뭘 할까 하다가 우연히 TV에서 부부치료사로 권위있는 최성애 박사를 알게 됐다. 그의 강의를 듣고는 심리상담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부부관계나 가족관계, 자녀문제 등 상담이라는 게 하나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공부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 소장은 외도·폭력, 애착, 손상 트라우마, 중독·회복 부부치료 등 각종 심리상담을 위한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부부치료 자격증을 따는데 무려 7년이 걸렸다. 이 자격증은 전국에서 30명, 세계에서도 302명밖에 갖고 있지 않다.
오 소장은 “자격증을 받기까지 7년이 걸렸다. 하지만 공부가 즐거웠고 그 기간이 행복했다”며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가치기준은 행복과 감정이다. 감정을 돌봐주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제2의 인생 시작을 앞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해야 된다’는 당위적인 삶에 묶여있어 실존적인 삶을 살지 못한다. 그것은 본인이 무엇을 해도 진짜로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서 “본인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만족도도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