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임하는 열기에 대회장 달아올라

가족들도 휴게공간서 함께 응원 펼쳐

울산선수단 26개 직종에 27명 출전해

▲ 12일 울산과학대학교 청운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그림 직종에 참가한 인천 대표 뇌병변장애 1급 최태웅씨가 붓을 입에 물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국내 최대의 장애인 기능잔치인 ‘제35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12일 울산과학대학교 동부캠퍼스와 전하체육센터,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등 3곳에서 일제히 시작, 14일까지 3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꿈을 향한 도전, 열정을 더하다’라는 슬로건으로 울산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대회는 울산지역에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대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2일 오전에 찾은 울산 동구 화정동 울산과학대학교 동부캠퍼스 내 청운체육관.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주 경기장인 이곳에는 아침 이른 시각임에도 대회 열기로 후끈했다. 이날 이곳에서는 양장, 한복, 화훼장식 등 3개 정규 직종과 보석가공, 안마 등 2개 시범 직종, 그림, 도자기 등 2개 레저 직종, 총 7개 직종의 경기가 열렸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한 경기는 점심 시간 전인 낮 12시까지 계속 이어졌다.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은 뇌병변장애를 비롯해 지체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등 여러 형태의 장애를 가져 몸은 불편했으나 경기에 임하는 눈빛과 자세, 열정만큼은 비장애 선수들 못지 않았다. 또 참가 가족들은 경기장 밖 휴게공간 내 의자에 앉아 초조하게 지켜보며 응원했다.

여러 직종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끈 직종은 총 17명이 참가한 레저 직종의 그림이었다. 특히 이들 중에서도 인천광역시 대표의 최태웅(38·뇌병변 1급)씨는 단연 화제를 모았다.

그는 태어난 지 한 달만에 연탄가스를 맡고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아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으나 불굴의 의지와 혹독한 노력으로 지금은 붓을 입에 물고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로 당당히 대회에 참가했다. 최씨는 이날도 입에 붓을 물고 혼신을 다해 그림을 그렸다.

울산선수단 중에는 한복 직종에 출전한 김진하(여·26·청각장애 4급)씨가 관심을 모았다. 울산선수단 중 최연소인 김씨는 울산의 첫 한복 명장인 이영숙씨로 부터 한복 만드는 기술을 사사받은 제자다. 개막식때 선수 대표로 선서를 하기도 한 김씨는 한땀 한땀 정성스레 바느질 하며 메달권 입상을 목표로 경기에 집중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시범 직종인 안마 직종도 눈길을 끌었다. 필기와 실기를 함께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 안마 직종에는 울산 선수단의 한동원(43·시각장애 1급)씨 등 총 13명이 참가해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한씨는 “3개월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이왕 참가하는거 반드시 입상을 하고 싶고, 저평가된 안마라는 분야의 위상을 끌어올리는데도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13일에는 정규 직종에 목공예, 양복, 웹마스터, 제과제빵 등이, 시범 직종에 CNC 밀링, 워드 프로세서, 바리스타, 자전거 조립, 레저 직종의 네일아트, 한지공예 등의 경기가 펼쳐진다.

한편 이번 대회는 가구제작 등 20개 정규 직종과 보석가공 등 11개 시범 직종, 그림 등 9개 레저·생활기능 직종 등 총 40개 직종에 418명이 참가했다.

울산선수단은 15개 정규 직종과 8개 시범 직종, 3개 레저 직종 등 총 26개 직종에 27명이 참가해 금메달 3개 이상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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