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상의 ‘노사전문가 초청 세미나’
독일 슈미트 노동기술문화연구소장
“이해관계 대립 인정에서부터 시작”
노사관계 심층분석·개선방안 모색
독일 에버하르트 카를 튀빙겐대학교의 슈미트 노동기술문화연구소장은 울산상공회의소(회장 전영도) 주최로 13일 오후 롯데호텔에서 열린 ‘해외 노사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해외 선진 노사전문가를 초빙해 양국의 노사관계를 심층적으로 비교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슈미트 소장은 ‘독일의 노동관계-발전과 기능성’ 주제발표에서 “독일의 노동관계는 사업장 내에 노동조합과 사업장평의회가 공존하고, 사업장에서의 노동관계와 단체협약상의 관계가 공존한다”며 “이처럼 일반적 이해와 특수 이해가 협력능력과 갈등능력이 함께 작용하는 이원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역사적 타협에 기반해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사회통합의 성공 모델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단체협약과 관련해서는 “독일은 대부분 강력한 대표성을 바탕으로 산별 노조와 사용자단체 간에 단체협약이 이루어지는데, 일단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해당되는 모든 산업과 직종에 적용된다”며 “사용자와 노조 대부분이 단체협약을 선호하는 이유는 개별협상에 의한 소모적 비용을 줄이고 근로여건 개선은 물론 기업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특히 독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독일도 이전에는 학력의 수준, 사무직·생산직, 대기업·중소기업으로 구분된 임금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나, 2002년 신임금기본협약(ERA)체결과 함께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직무급 형태로 발전했다”며 “이는 노사가 만든 세분화된 기준에 의해 임금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일의 가치를 더 존중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준금 울산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지정토론에서 이준희 한국노총 울산본부 의장은 “한국의 노사관계, 나아가 노사정관계 변화와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노동 의제에 대한 제대로 된 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면서 “울산의 노사관계는 결국 노사의 문제는 지역의 문제로 직결된다는 인식에서 출발, 노사정이 어떤 사회적 대화의 틀을 제대로 구축해 나가느냐의 문제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준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정책기획실장은 한국 자동차산업 노사관계 발전 방안으로 자동차산업 특성을 감안한 3~4년 단위의 고용-임금 패키지 협약 추진, 생산성을 반영한 성과형 임금체계로 개편, 유연성 강화(파견허용 대상 확대, 전환배치 인정), 노사간 교섭력 균형 확보 등을 제시했다.
고려대학교 박지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제 활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경제민주화가 필 수적이라면 노동시장의 활력을 높여줄 노동개혁 과제도 불가피하다”면서 노동시장과 법제도의 합리적 유연화, 불합리한 관행과 부적절한 인식의 전환, 노사자치의 확대와 종업원대표제의 도입 등을 주문했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노동계는 유연성과 생산성을 금기어처럼 생각하지 말고 노사 상생하기 위해서 노동계는 유연성, 경영계는 안전성, 정부는 안전성과 세제해택, 훈련확충 등을 서로 양보하고 제공할 때 균형이 이루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전영도 울산상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울산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노사 간 상생 협력과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오늘 독일의 협력적 노사문화 사례를 통해 울산의 노사관계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