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건조후 인도지연탓

2년여째 사내 암벽에 고정

설비 유지보수등 부담 가중

새주인 찾아 내년초 보내기로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놓고도 계약해지 등으로 주인이 뒤바뀌고, 수년째 설비 유지보수 부담을 안으며 골칫거리로 전락한 ‘반잠수식 시추선’(사진)이 우여곡절끝에 내년 1~2월쯤이면 울산앞바다를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그야말로 조선경기 불황 등으로 최악의 경영위기 사태에 직면해 있는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이래저래 ‘앓던 이’를 뽑게 됐다.

현재 울산 남구 장생포에서 울산앞바다를 내려다 보면 길이가 100m가 넘는 ‘반잠수식 시추선’이 오도가도 못하고 수년째 둥둥 떠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2년 노르웨이 한 회사로부터 7억달러에 볼스타 돌핀으로 명명된 이 시추선을 수주했다. 계획대로 라면 이 시추선은 2015년쯤에 노르웨이로 인도되어야 했는데, 계약해지 등의 사태를 맞으며 2년여째 현대중공업 내 암벽에 고정되어 있는 상태다. 인도지연 사태로 설비 유지보수 등의 부담을 안은 현대중공업은 속앓이를 해왔다.

수년째 주인을 찾지 못해온 현대중공업이 지난해말 또 다른 노르웨이 시추설비 투자회사에 이 볼스타 돌핀을 4억달러 규모로 매각하면서 내년 1월이나 2월쯤에 인도 절차를 밟아 울산앞바다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플랜트는 투입되는 유전 및 가스전의 특성에 맞춰 설계 및 건조가 이뤄지기 때문에 계약해지 시 이에 대한 재매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대중공업은 다행히 새로운 주인을 찾아 인도할 수 있게 됐다.

이 시추선은 수심 70~3000m의 해상에서 작업할 수 있으며, 해수면에서 최대 1만2200m까지 시추할 수 있다. 길이와 폭은 각각 123m, 96m다.

반잠수식 시추선은 물에 직접 닿는 선체 면적이 작아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는 것이 특징. 드릴십에 비해 이동성이 낮지만, 안정성이 높아 북해와 같이 파도가 심한 해역에도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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