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속 양질의 일자리 감소세
취업-창업 투트랙정책 수립하고
4차 신성장산업 육성, 교육해야

▲ 김의창 동국대학교 경상대학 정보경영학과 교수

세계적으로 증가는 청년실업은 일시적 불황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패러다임(Paradigm)의 변화에 기인한 것이다. 최근까지 우리나라도 울산·포항·경주 지역의 중심산업인 중후장대 제조업과 온·오프라인 유통업이 산업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기반의 사물인터넷(IoT), 드론과 전기·자율자동차, 실감콘텐츠기술(AR, VR, 4D 등), 인공지능과 로봇, 3D프린팅 산업 등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금까지 사용되었던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들이 달라진 만큼 청년취업도 패러다임의 변화를 고려해 정책을 수립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울산·포항·경주 지역의 주요산업인 철강, 조선, 자동차산업 등은 이미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언론지상에서도 발표되고 있지만 선진국보다 높은 인건비, 경직된 노사문화, 비효율적인 생산체계 등으로 주요산업으로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만약 자율자동차가 상용화되고 공유개념이 도입되면 국내에서 운행 중인 2300만대의 자동차 대수가 300만대 정도면 충분하다는 보고서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혁명적인 발상의 전환이 없는 한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청년실업은 왜 발생하는가? 첫째,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과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이 다르다. 둘째, 노동시장은 대기업, 공공기관 중심으로 재편되고, 중소기업은 불안전한 일자리로 각인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중소기업 일자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셋째, 노동 공급측면에서 볼 때 대졸자가 많아 고학력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다. 좋은 일자리가 축소되자 고급인력들은 스펙쌓기에 열중하게 되었다. 불필요한 스펙을 쌓으려다 보니 업무역량 저하를 가져오고, 기업입장에서 재교육비만 높아졌다. 마지막으로 직업의 미스매치 문제이다.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에 참여한 20여개 선진국의 근로자들도 60%가 미스매치 상태라고 한다. 불경기 지속으로 양질의 일자리도 없는데, 능력이 부족한(?) 고학력자가 많은 우리의 현실에서 더욱 심각하다.

지난 정부부터 실업대책으로 청년들을 해외로 취업시키는 사업(K-Move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동안 약 1만5000명 정도가 해외에 진출했다. 필자의 제자들도 해외에 진출해 근무하고 있다. 해외취업 추진기간이 짧아 청년들이 해외에 진출해서 얼마나 성공했는지 평가가 없는 실정이다. 해외 취업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성공적으로 정착했는지 모니터링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해외취업을 추진했겠지만 필자의 개인적 의견은 부정적이다. 국가 세금으로 교육시킨 인력들을 국내에 채용해 국익에 도움이 되어야하는데, 국내에 일자리가 없어 외국으로 내몬다는 것은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청년실업해소를 위해 영국에서는 대학과 대학원 학생들에게 교육훈련, 컨설팅, 재정지원 등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창업을 위한 모든 과정을 정부에서 관리·지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정부가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산학연 중심으로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각 연령대 별 창업 준비자들에게 사업계획서 수립, 비즈니스모델 도출, 사업운영방법, 자금지원 등 창업의 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창업 실패자의 경험을 소중하게 여기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실업해소를 위해서 정부는 취업과 창업 ‘투트랙’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창업에 실패한 사람들의 경험을 소중히 여기는 정책수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취업을 위해서 국가는 정책적으로 4차 산업혁명기반의 신 성장산업을 육성하고 그에 따른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노동시장의 경직성 해소,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 강화, 양질의 인턴십 프로그램 확대 등도 실시해야 한다. 급변하는 노동환경에 따라 연령별 재교육 프로그램도 추진해야 하고, 고학력자가 많은 현실에서 청소년기에 직업에 관심을 갖고, 흥미로운 분야에 체험을 통해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가 모든 정책을 다 수행할 수 없다. 대학과 기업에게 위탁할 수도 있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적극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의창 동국대학교 경상대학 정보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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