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올해 유난히도 무더운 힘든 여름을 보내면서, 심각하다고 생각만 했던 환경적인 문제가 몸으로 느껴져 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기후적 변화를 가져오는 요인들과 기후적 변화에 따라 일어나는 현상들은 이제 모든 현대인들의 큰 관심사이며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되었다.

작가들도 예외는 아니다. 자연 현상에서 모호하고 불안정한 경계를 포착하여 ‘고스트 페인팅 프로젝트’로 쭉 작업을 이어오고 있던 김유경 작가는 그 연장선상에서 올해부터는 날씨, 기후 데이터, 변수에 따라 다른 형태로 변환하고 확장하는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변화무쌍한 자연 또는 기후에 대한 감각은 무엇을 보게 하고 또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일까? 즉 기후라는 변수를 두고 포착해내는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탐색하고 있다.

작품 ‘해달드로잉’(c-print, 가변크기, 2018)은 장생포초등학교 전교생 34명이 워크북을 제작해서 그린 것을 스캔하고 흑백 모노톤으로 실크스크린 작업을 한 것이다. 작가 개인이 느끼는 감각에서 타인이 느끼는, 특히 아이들이 느끼는 감각에 관심을 두고 진행한 작업이다.

▲ 해달드로잉(c-print, 가변크기, 2018)

인스톨 뷰는 인쇄물 형태로, 원래 내가 아는 김 작가의 작업은 주로 먹 작업이지만, 매체적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실크스크린, 판화, 프린팅 기법을 쓰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프린팅 기법에서도 작가가 한국화 재료를 쓰는 이유가 보이는 듯하다. 그것은 한지에 담먹이 스며들어가서 소멸할 것 같은 정서적 환기이다.

김유경 작가의 작품은 지난 15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열리고 있는 신화마을 예술인촌 ‘지붕 없는 미술관’을 통해 볼 수 있다. 또 오는 28일부터 10월7일까지 Union X, s-factory 서울전시에 이어, ghost painting project개인전이 11월16~21일 울산시 중구 아트그라운드HQ에서 열릴 예정이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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