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기상청은 기상정보생산을 목적으로 대국민서비스를 담당하는 국가정보기관이다. 대개 기상청이 하는 업무를 예보업무만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예보업무만이 전부는 아니다. 기상정보생산을 위한 관측업무와 정보통신업무, 기후감시, 지진 및 화산, 응용기상, 기상산업진흥 및 기상연구, 기상서비스, 황사업무 등 다양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업무는 ‘국제협력업무’이다.

기상청은 미국, 영국 등 기상선진국 및 몽골·베트남 등 개도국과의 기상협력 약정을 체결하고 격년 또는 3~4년마다 협력회의를 개최한다. 미국, 유럽, 일본, 인도,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 7번째로 독자적인 기상위성을 보유한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기상강국으로 기상분야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기상선진국과의 협력으로 기상위성, 기상예보, 에어로졸관측, 장기예보분야 등에서 선진기상기술 공동개발 및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상분야의 국제협력이 중요한 이유는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집중호우, 태풍과 같은 위험기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상정보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다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현상은 이제 단순한 날씨현상이 아닌, 인명과 경제적 피해는 낳는 재난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국경 없는 같은 하늘 아래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상분야야말로 국가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분야이다. 특히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의지 도출 못지 않은 남북간의 긴밀한 기상정보협력이 절실하다. UN은 과거 ‘국제기후 위험지수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자연재해 위험이 세계 두 번째로 크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실제로 북한은 1990년대 이후 거의 매년 자연재해를 입었다. 1994년의 대홍수를 비롯해 2007년 엄청난 폭우와 최근 우리나라 못지않은 극심한 폭염과 가뭄은 북한지역에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끼치는 데서 머물지 않고, 한국의 미래에까지도 막대한 영향을 입힐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오늘, 북한에서도 일부 지역에 비 예보가 전해진다. 흐린 하늘도 맑아지기 마련. 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이 환한 가을 볕을 만나 맑은 하늘이 이어지듯 그간 흐리기만 했던 남북정세의 일기도 역시 늘 청명한 가을하늘 같기만을 바란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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