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에 주력 사업장을 둔 대기업들의 투자계획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SK가스가 울산에 2조200억원을 투자, 친환경 가스복합 발전소와 폴리프로필렌(PP) 생산공장 건립 등 친환경 신산업을 추진키로 했다. 에쓰오일도 오는 2023년까지 울산 온산공장 인근 부지에 연산 150만t 규모의 에틸렌 시설 건설을 위해 5조원 규모의 투자 타당성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 계획의 일환이다. 에쓰오일은 앞서 2016년 9월부터 4조8000억원을 들여 RUC(잔사유고도화설비)&ODC(올레핀다운스트림설비) 콤플렉스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3년만인 지난 4월 완공했다. 조선업부진에 따른 구조조정과 ‘탈울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울산경제를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나 마찬가지다. SK가스의 투자만으로도 5000개의 일자리 창출과 적지 않은 세수증대가 기대된다는 울산시의 분석을 보면 에쓰오일의 투자 또한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제대로 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앞장서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

SK가스와 ‘신규 사업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한 울산시와 울산항만공사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부지를 제공하고 인·허가 처리 등 행·재정적 제반 사항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다. SK가스와 에쓰오일의 투자계획 발표를 극심한 부진에 빠진 울산지역 투자를 살려내는 마중물로 삼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기업지원행정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울산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근로자들이 몰려 들던 ‘기회의 땅’으로 재도약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울산에서만큼은 기업투자가 자유로워야 한다.

울산지역 수출은 2011년 광역자치단체 최초 1015억달러 수출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667억달러로 경기, 충남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나 곧 서울에 추월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률도 전국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 등 수치로 나타내는 경제지표 어느 곳에서도 희망적인 요소를 찾기 힘들다. 최근 수년간 연평균 성장률 또한 전국 최저수준을 나타내면서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그 중심에 저조한 기업설비 투자가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기업의 설비투자는 경제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기업의 투자없이 일자리와 경제활력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가스 투자를 계기로 울산의 기업지원체계를 재점검했으면 한다. 혹시라도 규제행정에 매몰돼 기업투자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는지도 되짚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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