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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진 기자의 행복한 미술관 여행]전쟁·분단·독재…‘경계’에 제압당한 현실들16.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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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9  21: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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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광주비엔날레는 광주 곳곳에서 펼쳐진다. 비엔날레전시관,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 이강하미술관, 무각사, 옛 국군광주병원, 광주시민회관, 핫하우스 등에서 동시진행되기에 출발에 앞서 선택과 집중하거나 사전동선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끊임없이 질문하는 현대미술의 바다, 여유를 갖고 천천히 둘러봐야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상상된 경계들’ 주제로 43개국 165명 참가
다양한 규모·재료의 작품 300여점 선보여
최초 큐레이터 11인 체제…다른 방식 전시
갤러리·국군병원등 도심 7곳서 동시 진행


세계 5대 비엔날레 도시를 꿈꾸는 광주. 2년 만에 다시 열린 광주비엔날레를 다녀왔다.

2018 광주비엔날레는 행사 전체를 관장하는 1인 총감독 체제를 벗어나 올해 처음으로 11명의 큐레이터가 하나의 주제로 각기 다른 방식과 내용의 전시를 광주 전역에서 펼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한 개의 대규모 공간에서 벌어지는 단일 행사가 아니라 비엔날레전시관,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 10년 만에 공개되는 옛 광주국군병원, 여기저기 흩어진 광주 시내 갤러리까지 7곳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마치 도시 전체가 하나의 전시관, 미술전람회장처럼 느껴졌다.

   
 

올해의 주제는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 43개국 165명(팀) 작가들이 무려 300여 점이나 선보였다. 크게는 대륙간, 국가간, 작게는 도시간, 이웃간의 경계를 화두에 두고 국내외 미술작가들이 그 경계로 인한 단절과 반목의 아픔을 미술로 풀어내고 있었다. 규모나 재료,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방식은 모두 달랐다.

하지만 모든 전시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무언가가 있음은 느껴졌다. 끝난 것 같으면서도 다시 경계짓는 영토와 사람들, 그로인한 역사의 단절, 지금도 이어지는 전쟁과 분단, 냉전, 독재 등 근대의 잔상을 작품으로 구현하는가 하면 신진작가들은 21세기 포스트 인터넷시대의 새로운 격차와 소외를 고찰하기도 했다.

비엔날레 전시장에서 제일 먼저 마주하는 작품은 라이스 미라(브라질)의 신작 ‘사례연구’다. 공간을 압도하는 스케일의 구조물이 관람객의 동선을 가로막고 세워졌다.

   
 

한국 작가 서현석의 ‘잃어버린 여정’은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의 역사를 추적한다. 톰 니콜슨의 ‘나는 인도네시아 사람입니다’는 관람객의 발길이 오랫동안 머무는 장소다.

갓난아기, 우는 소녀 등 인도네시아에 표류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디오라마 기법으로 제작해 너른 테이블에 배치했다. 지구촌 어느 한쪽, 그리고 최근에는 우리와도 관련있는 난민문제를 다룬 것이다.

   
 

장소를 옮겨 광주시내 조그만 갤러리인 이강하미술관에서도 울림이 큰 작품을 발견했다. 렌즈 리의 ‘탄압이 계속되는 한 저항하라’는 강렬한 문구가 시선을 끌었다.

최근 벌어진 미투에 대한 질문인 것 같기도 하다. 더이상 아름답지않은, 혹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입지가 좁아진 모든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10여년 이상 굳게 닫혀있던 옛 국군광주병원의 빗장도 풀었다. 두툼한 먼지와 무성한 잡초 뿐인 그 곳이 전시장으로 변모했다. 그 날의 아픔은 빈 공간의 어움과 적막으로 변해 더 큰 울림을 전해줬다.

그 공간에 무언가를 놓으려던 카데르 아티아는 그 곳을 그대로 놓아둠으로써 작품 ‘영원한 지금’을 완성했다. 그 시대의 아픔이 무엇을 남겼는지, 진정한 용서와 치유가 가능은 한 것인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처럼 느껴졌다.

   
 

한편 2018 광주비엔날레는 비엔날레 셔틀버스를 이용해 광주 전역 모든 전시장을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 11월11일까지. 글·사진=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 추석연휴 가볼만한 전국 미술전람회

미술 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다. 2년마다 열리는 현대미술축제 ‘비엔날레’는 광주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중이다. 추석연휴 귀성길과 귀경길에 잠시 들러보기 좋은 코스다. 대표적인 미술전람회장을 소개한다.

   
 

◇부산비엔날레

올해 주제는 ‘분리’다. 전시장은 부산 을숙도의 부산현대미술관과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부산근현대역사박물관) 2곳이다. 34개국 출신 65명(팀) 작가들이 분리된 영토와 심리적 상흔을 다양한 시각으로 펼쳐낸다. 천민정 작가의 ‘초코파이 함께 먹어요’는 국민간식 ‘초코파이’ 10만개로 만들어졌다. 기업체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북한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자를 함께 먹으며 국경을 초월한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의미. 11월11일까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수묵화를 주제로 한 국내 첫 비엔날레다. 전통 남종화의 본산인 남도 일대를 묵향으로 물들인다. ‘오늘의 수묵-어제에 묻고 내일에 답하다’를 주제로 목포문화예술회관과 진도 운림산방 일원에서 펼쳐진다. 평면 뿐 아니라 입체,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된 수묵 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15개국 작가 271명의 작품 312점이 전시됐다. 울산 작가로는 최종국, 강상복 2명의 한국화 작가가 동참했다. 10월31일까지.
 

   
 

◇창원조각비엔날레

광주나 부산비엔날레 보다 규모는 작지만 훨씬 대중적이다. 70여명의 작가가 용지공원과 성산아트홀, 창원의 집, 역사민속관,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등에서 작품 200여 점을 선보인다. 용지공원 포정사 앞 ‘유어예(遊於藝) 마당’에 설치된 작품들은 만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아마란스’는 놀이 기구가 됐고, 구본주 작가의 ‘비스킷 나눠 먹기’는 벤치가 됐다. 아이동반 가족나들이 장소로 제격. 10월14일까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서울시립미술관이 2년마다 개최하는 큰 전시이자 축제. 올해로 10회째. 서소문본관에서 열린다. ‘좋은 삶’을 주제로 16개국 작가 68명이 제작한 49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미술관 로비에 대화와 토론 공간인 ‘아고라’를 마련했다. 미술 뿐 아니라 무용, 출판, 환경, 경제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공동감독을 맡아 참여자나 형식에서 범위를 더 확장했다.

주제인 ‘좋은 삶’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기회. 오는 11월18일까지 무료관람.
 

   
 

◇대구사진비엔날레

아시아 최고의 사진축제를 목표로 하는 사진비엔날레가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대구예술발전소 등 대구 시내 일원에서 열린다. 전세계 20여개국 250여명의 작가들이 1000여 점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 홍영진기자

주제전 대표작가인 에다 물네네(에피오피아) 작가의 대표작이 강렬하다. 특별전, 초대전도 있다. 포토폴리오리뷰, 토크콘서트, 프린지포토페스테벌 등이 마련된다. 10월16일까지. 홍영진기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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