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평양공동선언 발표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평양=연합뉴스

핵무기 없는 평화의 땅
적극 노력하기로 확약
文 “북미대화 재개 기대”
2032 올림픽 공동개최 추진
두 정상 오늘 백두산 등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해 이르면 연내 서울방문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첫 서울방문이 실현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틀째 남북정상회담을 한뒤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서울방문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안에 방문하기로 했다”면서 “(가까운 시일이란)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은 최초의 북한 최고지도자 방문이 될 것”이라며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마이크를 잡은 김 위원장은 회견에서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 서울을 답방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돌발변수만 없다면)남북정상회담에 필요한 실무적인 준비기간을 감안하면 11월 말~12월 초로 시기를 점치기도 한다. 물론 북미간 비핵화 협상 진전 상황 등 문 대통령이 말한 ‘특별한 사정’이 돌출할 경우 김 위원장의 답방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남과 북은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협을 없애기로 합의했다”면서 “남북 군사분야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상시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쟁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평양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간 대화가 빠르게 재개되길 기대한다”며 “양국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 노력도 다해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회견에서 “수십년 세월 지속돼 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했다”면서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세계는 오랫동안 짓눌리고 갈라져 고통과 불행을 겪어 온 우리 민족이 어떻게 자기의 힘으로 자기의 앞날을 당겨오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며 “나는 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또 문 대통령에게 2박3일간의 정상회담 마지막날인 20일 ‘백두산 동반 방문’을 제안, 문 대통령이 수용함에 따라 두 정상의 백두산 방문이 성사됐다.

19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평양 프레스센터 브리핑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4·27 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이 “나는 백두산에 안 가봤다”며 “중국을 통해 가는 분들이 많더라. 나는 북측을 통해 백두산에 꼭 가보고 싶다”고 말한 것을 기억, 이번 평양방문을 계기로 ‘소원’을 이뤄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백두산 동반 방문’을 제의한 데는 북한 지역에서 백두산이 갖는 남다른 의미도 반영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백두산은 남측에서도 ‘민족의 명산’으로 인정받아 왔지만 북한은 백두산을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투쟁의 근거지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어난 혁명의 성지로 선전해 왔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2020년 하계올림픽을 비롯한 국제경기의 공동 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2032년 하계올림픽을 남북공동으로 유치하는데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평양 공동취재단=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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