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중소택지 17곳서 3만5천가구…서울 옛 성동구치소·개포동 등 포함

▲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PG) / 연합뉴스

신도시 4∼5곳서 20만가구…광명·하남·고양 등 후보지 거론
중소택지 6만5천가구 추가 지정…2021년부터 5년간 순차 공급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결국 ‘신도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규모 신도시는 더이상 조성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기조를 바꾼 것이다. 

물론 과거 분당·일산 등 수백만평에 달하는 초대형 신도시에는 못 미치지만 서울 인근에 지구당 4만∼5만가구가 건설되는 물량이면 ‘신도시급’의 파급력이 예상되는 규모다. 

국토교통부는 21일 기존에 확보된 48만가구 규모의 공공택지와 6만2천가구 규모의 신혼희망타운 부지 외에 수도권에 30만가구가 건설될 수 있는 공공택지를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된다면 현 정부 출범 이후 중·장기적으로 수도권에서 총 84만여가구의 신규 주택이 공급되는 것이다. 

◇ 1차 중소규모 택지 17곳서 3만5천가구 공급

국토부는 우선 지자체 등 관계기관 협의 절차가 완료된 중·소규모 택지 17곳에서 총 3만5천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그린벨트 해제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서울에서는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1천300가구)와 개포동 재건마을(340가구)에서 약 1천640가구를 공급하는 등 총 11곳에서 1만가구 정도를 건설한다. 

이들 2곳을 제외한 나머지 9곳(8천642가구)은 사업구역 지정 등을 거쳐 서울시가 구체적인 입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는 광명 하안2(59만3천㎡, 5천400가구)와 의왕 청계2(26만5천㎡, 2천560가구), 성남 신촌(6만8천㎡, 1천100가구), 시흥 하중(46만2천㎡, 3천500가구), 의정부 우정(51만8천㎡, 4천600가구) 등 5곳에서 1만7천160가구를 건설한다.

광명 하안2지구는 광명 나들목과 2.5km 떨어져 있으며 의왕 청계2지구는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에서 2km가량 떨어져 있는 등 대부분 역세권 중심의 택지들이다. 

서울 경계에 있고 철도와 지하철, 고속도로 등 교통 접근성이 우수한 곳을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인천 검암 역세권에서는 79만3천㎡ 부지에 7천80가구가 공급된다. 인천 지하철 2호선 검암역과 인접해 있고 청라지구와 가까워 젊은층 주거 수요가 풍부하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는 1차 공급부지에 대해 이달 21일부터 주민공람에 들어가 전략환경영향평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지구지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지구계획 수립과 보상에 들어가면 2021년께 주택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 서울∼1기 신도시 사이에 330만㎡ 이상 신도시 4∼5개 건설

추가로 공급하는 30만가구 가운데 67%인 20만가구는 신도시 형태로 공급된다. 국토부는 서울과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사이에 330만㎡(100만평) 이상 대규모 택지 4∼5개소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른바 3기 신도시다.

330만㎡ 규모면 주택 4만∼5만가구가량이 공급될 수 있는 것으로, 평촌신도시(511만㎡)에 조금 못 미치고 위례신도시(677만㎡)의 절반 정도 크기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상당수가 그린벨트 해제지에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신도시급 택지에는 인프라와 교통망, 자족 기능을 갖춘 가치창출형 주거 공간을 조성해 수도권 중심부의 주거와 업무 기능을 분산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업무시설 등 도시지원시설 용지를 확보하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전략산업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또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을 구축해 서울 및 인근 도시로부터 접근성을 높이고 스마트홈, 친환경 에너지 등을 반영해 에너지 절감, 차량정체 해소 등 도시관리 효율성을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 

국토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4∼5곳의 신도시 부지를 공개하기로 하고, 연내에 1∼2개소를 우선 발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유력 신도시 후보지로 과거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 해제된 광명 시흥지구와 하남 감북지구를 우선 가용택지로 분류한다.

광명 시흥지구는 1천736만㎡ 규모의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돼 주택 9만5천여가구를 짓기로 했으나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영악화에 따른 사업 재조정, 이 지역 주택 공급과잉 문제가 동시에 불거지면서 2015년 보금자리지구에서 해제된 뒤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됐다.

현재 경기도가 일부 부지를 광명테크노밸리로 개발 중이어서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지 가운데 일부가 이번 신도시 건설에 활용될 전망이다.

광명시흥지구는 현재 신안산선 개통도 앞두고 있어 신도시 건설에 필요한 광역교통망도 갖추게 된다. 

하남 감북지구는 267만㎡ 부지로 조성됐다가 2015년 주민 반대로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해제된 바 있다. 강동·송파구 일대와 가까워 서울 동남권 주택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안양시가 추진하고 있는 박달테크노밸리 조성사업과 고양시 장항동 일대 등도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김포신도시와 남양주시 등도 가용부지가 많다는 점에서 신도시로 조성할 수 있다. 다만 두 지역은 현재 주택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 신도시 공급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정부는 인천에도 미니 신도시급 형태로 2만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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