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합창지휘박사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은 세계 체육인들이 매 4년마다 대륙과 나라를 옮겨가며 개최되는 스포츠 기량을 겨루는 행사다. 특히 국가간 메달 경쟁으로 국가의 저력을 가늠하는 상징성을 갖기도 하고 문화국가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합창에도 올림픽이 있다. 흔히 세계합창올림픽이라 부르는 월드콰이어게임(WCG·World Choir Games)은 2000년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시작했다. 제2회 대회는 2002년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렸다. 2004년 독일 브레멘, 4회 2006년 중국 셔먼, 5회 2008년 오스트리아 그라츠, 6회 2010년 중국 사오싱, 7회 2012년 미국 신시내티, 8회 2014년 라트비아 리가, 9회 2016년 러시아 소치에서 열렸다. 그리고 2018년 올해 제 10회 대회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수도 프리토리아(츠와니)에서 열렸다. 60개국 350개 합창단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는 우리나라의 하모나이즈가 금메달 2관왕과 그랑프리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2020년 제 11회 대회는 벨기에에서 열린다.

월드콰이어게임의 경연 방식은 일반 체육올림픽의 방식과 비슷하다. 특별한 점이 있다면 개최도시에서 연주회장 마다 저녁 연주시간에 열리는 대형 콘서트와 각 국가별로 준비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해 수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면이 부각되어 차기 개최지 선정도 올림픽 개최지처럼 경쟁이 뜨겁다. 경연 종목은 총 58개 종목으로 오픈 경연대회 29개 종목과 챔피온스 경연대회 29개 종목이 있으며 어린이합창단에서부터 대학합창단, 일반부 합창단도 출전하고 실버합창단 등 각양 각색의 다양한 합창단들이 경연을 벌인다.

시상내역은 종목별로 그랑프리와 금, 은, 동메달이 있으며 시상식 때는 그랑프리를 차지한 팀의 국기가 게양되고 국가도 연주된다. 순위도 올림픽 방식의 국가별 메달 집계로 결정된다. 최근 강원도가 2022년 WCG 유치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계·동계올림픽보다 참가 인구가 훨씬 많고 전세계 합창인들로부터 지구 최대의 문화행사로 인정받는 WCG가 우리나라에서도 개최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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