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초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100득점
팀 시즌 최다 홈런 기록…KS 직행티켓 ‘일등공신’

 

김재환(30·두산 베어스·사진)은 꽤 오래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1군 엔트리에 등록되면 그저 좋아서 아내에게 전화해 막 웃었어요. 그러다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나면 집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죠.”

2018년 김재환이 떠올리는 ‘과거의 자신’이다.

지금은 다르다. 26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재환은 “감정 기복이 사라졌다. 오늘 실패해도 내일을 준비한다”며 “아내가 ‘바뀐 내 모습’을 가장 잘 안다. ‘완전히 달라졌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김재환은 ‘두산 타자’의 역사를 바꿨다. 26일까지 44홈런을 쳐 타이론 우즈가 보유했던 두산 타자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42개)을 넘어섰다. 2016년 자신이 세운 구단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124점)도 경신했다.

한 번도 개인 타이틀을 얻지 못했던 김재환은 올해 홈런, 타점, 최다안타(175개) 등 3관왕 달성이 유력하다.

특히 홈런 1위를 차지하면, 1995년 김상호, 1998년 우즈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 구단의 홈런왕’에 오른다.

엄청난 비거리를 자랑하는 김재환에게 잠실구장의 외야 펜스가 너무나 멀게 느껴진 시간이 있었다.

2008년 포수로 입단한 김재환은 곧 1루수로 자리를 옮겼고 외야 훈련도 했다.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한 조처였지만, 김재환은 2015년까지 1군과 2군을 오가는 유망주에 멈춰 있었다.

2016년부터 김재환의 타격 재능이 폭발했다. 그해 타율 0.325, 37홈런, 124타점을 올린 김재환은 2017년 타율 0.340, 35홈런, 115타점을 기록하며 유망주 꼬리표를 떼어냈다.

올해는 타율 0.349, 44홈런, 132타점으로 더 높은 자리에 섰다.

그는 KBO리그 최초로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100득점을 달성했다. 3년 연속 300루타를 넘긴 것도 김재환이 최초다.

김재환이 크게 도약한 2016년은 쌍둥이를 얻은 해이기도 하다.

김재환은 “육아가 참 힘들다. 아내가 정말 많이 고생한다”며 “나도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데, 그 과정에서 인내심도 키운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느꼈다”고 웃었다.

최근 3년 동안 그라운드에서는 기쁨과 즐거움만 가득했던 것 같지만, 김재환은 “정말 속상한 기억도 있다”고 했다.

두산은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에 1승4패로 밀렸다.

김재환은 “그렇게 패하고 나니 ‘지는 건 정말 싫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며 “올해는 무조건 이기고 싶다”고 했다.

두산은 2018년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얻었다.

김재환은 “우리 선수들이 정규시즌을 시작하면서 ‘우승 전력은 아니지만, 꼭 우승하자’고 힘을 모았다. 그리고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며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꼭 이기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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