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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과 지역언론의 역할]‘왜 가만히 있었나?’ 물음에 성폭력 피해자 두번 운다③오해와 편견에 의한 2차피해의 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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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7  21: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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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중재위원회 심의실 임종우 팀장이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성평등과 지역언론 역할’관련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취재단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야한 옷차림·미소 때문에 당했다” 편견이자 심각한 2차피해
헤어진 연인 상대 ‘데이트 성폭력=덜 나쁜범죄’ 인식 지양을
피해 수치심에 신속대응 어려워 ‘뒤늦은 폭로’ 비난 말아야
성추행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회에선 피해 사실 숨기게돼


“여성이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심야에 남성을 만나 성폭력을 당했다면 (그 여성의 주장을) 과연 얼마나 믿어야 하나요?”

“여성이 ‘야한 미소’를 머금고 꼬리치는 데 가만히 둘 남성이 얼마나 될까요?”

기자가 여성가족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폭력예방 ‘오피니언 강사’(재능기부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강의직후 받는 질문의 일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질문부터 매우 잘못됐다. 여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일 뿐만 아니라 성인지적 관점에서 사실상 무지를 넘어 ‘낙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의 미니스커트는 개개인의 취향일 뿐, 남성을 유혹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의 ‘야한미소’ 등은 일부 남성의 매우 주관적인 편견일뿐 미소는 그 자체일 뿐이다. 그럼에도 다수의 남성들은 착각의 연장선에서 성폭력을 하고서도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곧 성폭력·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피해다.

여성가족부와 여성법률 노동지원센타가 공동으로 ‘성폭력과 성희롱에 대한 잘못된 인식 및 표현 바로잡기’사례에 따르면 △피해자도 사건이 벌어진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 △피해자가 고소 및 합의금을 언급한다면 피해자의 진정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왜 가만히 있었냐? ‘끝까지 저항하면 성폭력은 불가능 한 것 아닌가’ 라는 등 ‘오해와 편견’이 2차 피해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1심 무죄 판결 이후 위력에 의한 성폭력 관련 쟁점 및 향후 폭력예방교육의 방향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피해자가 혼자 밤늦게 밤게 돌나다녔다거나 노출이 심한 옷 차림을 했을 경우 “피해자에게도 범죄 발생의 책임이 있다”거나 “여자가 좀 더 조심해야 한다” 라는 등의 인식은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피해자가 고소 및 합의금을 언급한다면 피해자의 진정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라는 건 잘못된 인식이다. 피해자는 행동의 자유가 있고 스스로 범죄 피해를 책임져야 할 책임이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왜 가만히 있었냐? ‘끝까지 저항하면 성폭력은 불가능 한 것 아닌가’라는 주장 역시 오해와 편견일 뿐이다.

성폭력의 가해행위는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심리적, 물리적, 상황적, 관계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 지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상황과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면 폭력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피해자의 목숨이나 안전보다 성폭력을 막는 길이 중요하다는 것에 다름아니다.

데이트 폭력은 덜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도 잘못된 것이다.

폭력예방 전문가는 “교제중 헤어진 연인을 상대로 행해지는 소위 ‘데이트 성폭력’의 경우는 피해자가 가해자와 합의하에 성적 접촉을 한 적이 있음으로 충격이 덜 하거나 덜 나쁜 범죄라는 잘못된 인식은 지양돼야 한다”면서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의 특성상 범행이 반복될 우려가 높고 피해 정도가 과소 평가되어 오히려 더 큰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진단했다.

또한 모텔 숙박업소 등에 따라가거나 스킨십을 허락한 경우 성폭력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잘못된 인식이다.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가해자와 모텔 등 숙박업소에 함께 들어갔더라도 만취 상태에서 또는 거부의사를 표현하였음에도 이루어진 성행위는 성폭력에 해당된다”면서 “마찬가지로 피해자가 가해자와 합의하에 스킨십(키스·애무등)을 했더라도 중단의사를 표현하거나, 그후 성관계를 진행하는 것을 거부하였데도 이를 무시하고 계속 성행위를 하였다면 성폭력에 해당된다”고 했다.

아울러 ‘뒤늦게 폭로하는’ 것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문제다.

안태근 검사에 의해 성추행을 당했다고 ‘뒤늦게’ 폭로한 서지현 검사 사건과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서 성폭력을 당했다고 뒤늦게 폭로한 김지은 씨에 대해서도 사실여부와 법적 공방외에도 “왜 뒤늦게 폭로하느냐”라는 오해와 편견이다.

전문가들은 “성폭력 피해자들은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수치심 등으로 피해 발생 즉시 신고 또는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성희롱과 성추행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회분위기와 함께 ‘사실을 알려봤자 이로울 것이 없다’라는 주변사람들의 반응, 또한 사실을 밝혀도 가해자가 발뺌하거나 제대로 처벌받지 못한 상황을 보아왔다면 더욱 피해사실 공개를 주저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뒤늦게 용기를 내 피해사실을 폭로한 것에 대해 다른 이유 및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반응은 피해자가 우려라는 2차 피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지발위 공동취재단=김두수기자

   
 

■ 잘못된 언론 보도 구제방안
피해자 사생활·범행수법, 자세하고 선정적 묘사 삼가야
2·3차 피해 유발 보도 많아
‘조두순사건’선정적 보도로
형사책임·금전보상 사례도


이른바 ‘미투’피해자들이 언론의 선정성과 잘못된 보도로 인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언론(신문·방송·통신·인테넷등 미디어)은 ‘성폭력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 대하여 당사자의 동의 없이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내용을 공표해선 안된다’라고 못박고 있다.

특히 ‘언론은 성폭력 사건을 보도하면서 피해자의 피해상태와 무관한 피해자의 가족과 사생활, 가해자의 범행 수법 등을 자세하게 보도하거나 선정적으로 묘사해선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언론의 보도현실은 이를 준수하지 않거나 선정적으로 보도함으로써 2차, 3차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의 언론보도 구제방안은 다양하게 이뤄 질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1차적으로 언론의 잘못된 보도를 심의 중재하는 ‘언론중재위원회’에서부터 민·형사적 차원에서 경찰과 검찰·법원 등에 고소를 할수 있다.

실제 언론의 선정적 보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법적으로 구제받은 사례도 많다.

지난 2008년 8세 ‘나영이’를 성폭행한 이른바 ‘조두순 사건’의 피해 가족들이 선정적으로 보도한 신문방송 등을 상대로한 소송에서 해당 언론사들이 줄줄이 패소함으로서 형사적 책임과 함께 금전적 보상을 한 사례도 있다.

언론중재위원회 심의실 임종우 팀장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성등과 지역언론 역할’관련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취재단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미투에 대한 언론의 선정적 보도로 인한 피해자들의 2차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성폭력 보도에 대해 언론의 윤리를 강화하는 한편 일선 기자들은 물론 간부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통해 입체적 ‘필터링’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발위 공동취재단=김두수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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