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선임기자

제9회 울주오디세이가 3일 간월재에서 ‘바람이 전하는 대지의 노래’라는 주제로 열린다. 이날은 하늘이 열렸다는 개천절(開天節)이기도 하다. 매년 10월3일 열리는 울주오디세이는 하늘(天)과 맞닿은 영남알프스 간월재(地)에서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백성들(人)의 노래로 진행된다. 그러고 보면 울주오디세이는 개천절을 기념한 제천의식(祭天儀式)을 닮았다. ‘바람이 전하는 대지의 노래’는 개천절 ‘하늘이 주는 메시지’라고나 할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의하면 개천절은 서기전 2333년 음력 10월3일 단군이 조선을 건국한 날이다. 그러나 ‘開天’의 진정한 뜻을 따져보면 단군의 ‘건국일’이라기 보다는, 124년전 환웅이 천신(天神) 환인의 뜻을 받들어 태백산 신단수(神檀樹)로 내려와 신시(神市)를 열고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대업을 시작한 날(서기전 2457년)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다시 말하면 환웅이 주인공이고 단군은 아직은 아역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단군보다는 환웅과 아버지 환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특히 환웅이 타고 내려왔다는 나무 신단수(神檀樹)는 무속의 중심 사상을 보여준다. 나무는 영적인 힘을 가진 자들이 천신, 또는 하느님과 교류하는 통로로 인식돼 있다. 이를 베면 목신(木神)이 노하여 병과 재앙을 내린다. 또 환인은 일연이 삼국유사에서 ‘제석(帝釋)’이라고 표현했는데, 수미산 도리천에 거주하면서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으로 등장해 있다. 제석천이란 고대 인도의 주신(主神) 인드라(indra)를 이른다.

▲ 간월재에서 열리는 올주오디세이.

이렇듯 하늘문이 열리면서 인간세상이 펼쳐지니 말도 많고 탈도 많게 됐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압제속에서 대종교(大倧敎)는 1909년 1월15일 나철을 중심으로 교문(敎門)을 다시 열면서 ‘개천절’이라는 이름을 만방에 알렸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 사상은 일제강점기 민족혼을 지키는 지주 역할을 했다. 대종교는 단군을 교조로 민족고유의 하느님을 신앙하는 종교를 말한다. ‘대종(大倧)’이란 ‘하느님(한얼님)’을 뜻한다.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 나라 한아바님은 단군이시니/ 이 나라 한아바님은 단군이시니…

오디세이는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쓴 것으로, 오디세우스(일명 율리시즈)가 트로이전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험난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내일 울주오디세이 산상 음악회에서 바람이 전하는 대지의 노래를 들어보기 바란다. 홍익인간,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는 바람의 메시지를 읽어보자. 이재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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