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해상 민주평통 울산남구협의회장 울산상공회의소 부회장

지난 9월10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된 ‘제4차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 송철호 시장과 기업체 대표 등이 포함된 22명의 대표단이 극동의 발전가능성과 잊혀져가던 우리의 역사를 짚어보는 시간을 함께 가졌다. 울산시대표단은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시작으로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세션에 참석해 양국간 경제협력 및 비즈니스 사례를 공유했으며 ‘극동:가능성의 범위를 넘어’라는 주제로 열린 동방경제포럼 총회에서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 일본 아베 총리, 이낙연 국무총리 등과 함께 극동의 정세와 상호 협력개발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아울러 블라디보스톡 현지진출기업·동포 간담회와 극동개발 전략의 중심지인 여객터미널 항만인프라 시설 등을 시찰하고 시베리아 횡단과 종단철도의 출발·종착지역이자 유라시아 관문인 블라디보스톡역(驛)도 함께 견학했다.

동방경제포럼은 러시아 정부가 ‘극동개발정책’일환으로 아시아 국가와 협력을 모색하고, 지역내 외국투자 유치를 통해 지역 개발을 추진하려는 목적으로 2015년 5월 푸틴 대통령이 ‘동방경제포럼 개최에 관한 대통령령’에 서명한 이후 매년 개최되고 있다. 러시아는 성장세에 있는 동아시아 시장에 참가해 국토의 균형발전과 재도약을 위해 신동방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아홉 개의 다리(nine bridge+α)구상’(철도와 가스, 항만, 전력, 북극 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9개 분야)을 통해 극동지역과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신북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울산은 북방경제협력으로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이번 ‘러산’(Rusan:러시아의 러(Ru)와 울산의 산(san)을 합친말)마켓 구축사업을 제안, 울산을 러시아 원유와 가스의 극동지역 비축기지로 만들어 국제기준가격을 설정하는 동북아 에너지 허브사업을 통해 양 도시간의 우호증진은 물론 실질적인 교류협력을 진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가 한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특히 한·러 경제협력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생각한다면 울산에 더 없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철도는 물론 항만, 에너지, 조선 분야에서 적극적인 협력가능성이 높아졌다. 포럼 참가를 통해 울산이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찾을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경제적인 성과외에도 대표단은 고려인문화센터를 방문하면서 우리의 소중한 역사의식을 다시 한번 깨우치는 계기를 가졌다. 고려인문화센터가 위치한 연해주는 곳곳에 발해와 항일 유적이 남아 있는 등 한민족에게는 유서 깊은 곳이다. 러시아 임시정부였던 대한국민회 회의실, 헤이그 밀사였던 이상설 선생 유허비,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선생 거주지가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또한 블라디보스톡역은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위해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행 열차에 탔던 곳이며, 안중근 의사의 단지 동맹비, 최초의 한인마을 지신허, 신한촌 기념비 등도 남아있다. 여기에다 우리의 옛 영토였던 발해 성터도 돌아볼 수 있었다.

고려인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연해주 고려인 민족문화자치회의 김발레리아 부회장은 “고려인 문화센터는 연해주 한인동포들의 문화를 유지하고 친선, 화합, 학술, 교육, 문화활동의 증진을 위하여 지어졌다”며 “임시정부가 있었던 이 곳에 한국인과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가져 주는 것에 고려인들은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으며 문화센터가 건립된 후 연해주 고려인들이 자신의 뿌리에 대해 올바로 알 수 있게 됐다”고 대표단을 반겼다. 한국인의 관심과 방문에도 불구하고 문화센터의 운영과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에 나의 운명이자 소명인 ‘봉사와 섬김의 철학’이 고려인 후손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이곳 연해주 땅에서도 꽃피울 수 있기를 희망하며 훗날을 기약했다. 그리고 극동의 새로운 잠재력과 우리의 잊혀진 소중한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세계 각처에서 살고 있는 고려인·조선족·북한이탈주민 등 ‘한민족 울타리’를 만들어 같은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이 지난 5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한반도 국제학술포럼’에서 똑같이 느껴지는 것이 절대 우연이 아닌것 같다.

최해상 민주평통 울산남구협의회장 울산상공회의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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